[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중) 김원익 기자] 실전감각이 떨어져있는 조건은 같았다. 삼성과 볼로냐 모두 썩 뛰어났다고는 볼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이탈리아 야구가 생각보다 안정된 전력을 과시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삼성은 15일 오후 1시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서 이승엽의 8회 결승 스리런홈런포에 힘입어 유럽 챔피언 포르티투도 볼로냐에 5-2로 승리했다.
2013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에 나서는 삼성과 볼로냐, 두 팀 투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스피드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볼 끝의 위력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타자들 역시 마찬가지. 감이 좋지 않았는데 특히 배트스피드가 상당히 느렸고 몸도 무거워보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모든 힘과 긴장을 쏟아부은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베일을 벗은 이탈리아 야구의 면면은 생각보다 탄탄했다. 사진(대만, 타이중)=옥영화 기자 |
볼로냐의 공격 역시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영점이 다소 잡히지 않은 백정현을 두들겨 연속안타를 뽑았지만 3회부터는 계속 틀어 막혔다. 그러다 경기 흐름이 바뀐 것은 5회였다. 삼성이 먼저 박한이의 적시타로 점수를 뽑았고, 볼로냐도 7회 1점을 따라붙었다. 결국 경기는 8회 이승엽의 우월 결승 스리런홈런포로 갈렸다. 하지만 경기 내내 특히 볼로냐의 수비력만큼은 안정적이었다.
경기 종료 후 이탈리아의 전력을 평가해달라는 해외 취재진의 질문에 류 감독은 “힘든 경기를 했다”며 삼성 선수들의 활약을 두루 칭찬했다. 이어 재차 질문을 받자 “그리 강한 전력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며 냉정히 말해 삼성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하지만 이어 “수비력은 탄탄했다”고 평가했다.
안지만 역시 “야구선수로서 운동을 하고 있기에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평가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볼로냐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가 늦다보니 직구로 계속 승부했다”며 볼로냐 선수들의 공격 부분은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디펜스쪽에서는 괜찮은 팀이었던 것 같다”며 볼로냐의 수비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류 감독과 안지만의 말처럼 이날 볼로냐는 과거 유럽팀들과 같이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나 흐름을 깨는 미스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대신 여러번의 호수비를 펼쳐 안타를 아웃으로 둔갑시켰다. 삼성으로서는 결코 1차전 승리만으로 준결승에 무조건 진출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 경기이자, 유럽 야구의 성장세를 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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