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끝내 FA를 신청한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등 3명의 선수와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들 3명은 17일부터 두산을 제외한 8개 구단과의 이적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두터운 선수층에 대한 구단측의 과신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가치를 과대평가한 선수들의 자만이었을까? 이유나 원인이야 어쨌든 두산은 일주일간의 우선협상기간 동안 원 소속 세 선수와 합의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이적 시장에 이들을 풀어놓게 됐다.
두산이 우선협상기간에도 FA를 신청한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3명과의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준석 또한 2006년 롯데에서 트레이드된 이후 오른손 거포로서의 입지를 굳혔고 지난 포스트시즌에서는 위기때마다 홈런포를 폭발시키며 두산을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견인하기도 했다. 세 선수 두 선수 모두 두산을 대표하는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자 어느 팀에 들어가더라도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검증된 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같은 입장은 두산도 마찬가지였을 터다.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입지를 구축한 선수들이기에 이들이 이탈했을 경우의 부담은 가늠하기 힘들고 이들이 경쟁구단의 전력으로 자리매김 했을 때의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였다.
그러나 두산은 끝내 이들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물론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주전이 빠진상태에서 조차 굳건한 경기력을 유지한 두산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화수분야구라 불릴만큼 주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특색을 보였다. 실제 기존의 선수보다 신진급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모습도 상당 수였다. 올 시즌 마운드가 붕괴에 가까운 위험에 처했을 때도 유희관, 변진수, 오현택, 이정호 등 신인급 선수들이 공백을 메웠고, 타선 및 야수진에서는 정수빈 최재훈 오재일 김동한 김재호 등의 젊은 선수들이 고참급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대우를 바라던 선수와 효율적인 계산법을 들이 댄 두산과의 의견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던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의 모습은
우선협상 초기부터 ‘두산의 기준’, ‘효율적인 계산’을 강조하던 두산이 이들을 놓치게 됨에 따라 맞이하게 될 후폭풍에 대한 대처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 외부영입 기간 및 내년 시즌의 대비도 두산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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