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헤어짐에는 두 가지 공식이 있다. 상처를 남기고 떠나는 것과 훈훈하게 마무리를 하는 것. 후자일 때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한다.
‘슈퍼소닉’ 이대형(30)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벗는다. 새로 입은 유니폼은 이용규(28)가 한화 이글스로 떠난 KIA 타이거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이대형은 17일 KIA와 계약서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도장을 찍었다. 4년간 총 24억원이다. 올해 60~70억원대 FA가 쏟아진 것과 비교하면 계약 규모는 초라하지만, 최근 2년간 연봉 8500만원에 불과했던 이대형으로선 틈새 시장을 노린 FA 대박이다.
LG 트윈스 외야수 이대형이 결국 FA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다. 이대형은 송구홍 LG 운영팀장과 충분한 협상을 갖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뒤 이적을 결심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대형은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2013시즌까지 줄곧 LG에서 뛰었다. 개인 통산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하며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3-63-64-66개의 도루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특히 통산 379개의 도루는 현역 최다, 역대 4위에 해당한다. 이대형은 넓은 외야 수비 범위와 빠른 발, 타격에 대한 잠재력을 감안해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형은 LG의 프랜차이즈 색깔이 강했던 ‘서울 남자’였다. 선수 자신도 구단도 떠날 때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대형이 LG를 떠나는 뒷모습은 훈훈했다. 지난 FA 우선협상기간에 SK-정근우, KIA-이용규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며 상처만 남긴 채 등을 돌린 것과 달랐다.
이대형은 LG와 우선협상기간에 세 차례 만남을 가졌다. 단 한 번도 얼굴을 붉히고 나온 적이 없었다.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야기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을 뿐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3차 협상을 마치고 구단 사무실을 나오는 이대형의 풀 죽은 표정을 보고 말을 차마 걸지 못하고 눈으로 대화를 나눴다. 잘 안됐다는 눈빛을 받았고 나도 눈으로 인사를 하며 보냈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대형은 11년간 머문 LG를 떠나기 전 자신의 SNS에 심경 글을 남기는 등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 DB |
송 팀장은 이대형의 타구단 협상이 잘못될 경우 다시 부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었다. 송 팀장은 “일주일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대형이와는 충분히 얘기를 나누며 서로 이해했고, 구단과 선수의 입장을 서로 존중하며 헤어졌다”고 전했다. 훈훈한 마무리였다는 의미였다.
이대형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LG에 대한 주체하지 못한 심경을 남겼다. 이대형은 LG와 우선협상 마
이대형은 LG에서의 추억을 접고 이용규가 빠진 KIA의 톱타자로 부활하기 위해 제2의 야구인생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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