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오승환(31)과의 통 큰 약속을 지켰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오승환이 최대한 몸값을 받아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할 수 있도록 했다.
예상외의 파격 조건이었다. 삼성은 22일 오승환이 총액 9억5000만엔(약 100억원)에 한신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내용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인센티브 1억엔 이적료 5000만엔이다.
대략적인 계약 규모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당초 한신이 오승환을 영입하기 위해 책정한 금액은 9억엔(약 94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5000만엔이 초과됐지만 인센티브가 1억엔이란 걸 고려하면 엇비슷하다.
눈여겨 볼 건 이적료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승환의 몸값은 7억엔으로 점쳐졌다. 한신이 오승환에게 지급할 이적료는 2억엔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자신들의 몫으로 돌아올 이적료를 최대한 줄이면서 오승환에게 많은 몫을 넘겨줬다.
이적료는 겨우 5000만엔이었다. 예상치 2억엔보다 1/4 낮다. 또한, 역대 이적료 속에 일본으로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이다. 이상훈과 정민철을 영입하려고 각각 주니치와 요미우리가 2억엔씩을 쓴 게 지금껏 가장 적었다.
22일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에 대한 이적료가 3억원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NC 다이노스가 8개 구단의 20인 외 보호제외선수를 데려올 때 지급한 돈이 10억원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이적료는 헐값에 가깝다.
이는 삼성의 배려를 시사한다. 삼성은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면서 이적료 수준에 대해 자존심만 지켜주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5000만엔이라는 작은 돈은 한국시리
또한, 속전속결로 진행된 협상이었다. 이적료 한푼이라도 더 받겠다고 밀고 당기지 않았다. 이달 안으로 협상을 마치겠다던 한신이었는데, 그보다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의 통 큰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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