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연이어 터져 나오던 두산발(發) 이적 소식이 이번에도 이어졌다.
두산은 27일 저녁 8대 감독이었던 김진욱 감독을 대신해 9대 감독으로 송일수 2군 감독을 선임했음을 알렸다. 스토브리그 들어 예상 외의 운영과 선택으로 급작스런 세대교체를 감행하던 두산이 이번에는 구단의 수장까지 바꾸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 거의 매일이라 할 만큼 두산이 꺼내 놓는 소식은 2013년의 겨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두산이 27일 김진욱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송일수 2군 감독을 제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진욱 감독은 사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경질설이 거론 될 정도로 위태로운 행보를 걸었다. 난해한 투수교체 타이밍 및 틀에 박힌 듯한 전략 선택은 경기 흐름에 따른 응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특유의 선수기용 스타일은 고집스러운 면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방식 역시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아 주변 관계자들의 의아심을 샀다. 시즌 중반에 기록한 6연패 및 6위까지 하락한 순위는 최대의 위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를 이겨냈다. “아쉬운 결과의 책임은 감독이 진다”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더니 두산의 성적을 일찌감치 4강에 안착시켰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어느새 경질설은 사라지고 남은 1년의 임기동안 두산을 어떻게 담금질 할 것인지가 관심을 받았다.
그럼에도 두산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긴 했으나 그 동안의 과정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감독은 화려한 전략보다는 투박한 전략을 유지했고 믿음의 야구를 표방하면서도 때때로 성급한 전략 선택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0점차의 리드를 잡고도 역전패한 SK와의 경기가 대표적이었고 시즌 2위가 가능한 시점에서 포스트시즌을 간과할 수 없다며 4위에 만족하는 인상을 풍긴 면도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원정 2승을 먼저 기록했지만 잠실 홈경기에서 승기를 확정짓지 못했고 우승 문턱까지 다다랐던 5차전에도 과감함과는 거리가 먼 투수교체로 패배를 기록했다. 결국 3승4패로 역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무른 면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한 김진욱 감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두산 수뇌부의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1년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훈련에 참석 중이던 김 감독은 경질 소식을 접한 뒤 27일 홀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감독은 미야자키로 훈련을 떠나기 전 “시즌 중에 혹은 포스트시즌에 문제시 된 사안
그러나 두산의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로 인해 김진욱 감독은 자신이 구상한 2014년 시즌 전략을 시행해볼 기회를 놓치게 됐다. 더불어 승부사 기질이 부족한 감독의 이미지까지 남겨두게 됐다.
[lsyoo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