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임성일 기자] 울산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됐다. 이보다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9부 능선에 올랐다고 표현됐던 우승 가능성도 이제는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하필이면 추격자 포항과 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치러야하는데, 차를 떼고 포도 없이 전쟁을 준비해야하는 형국이다.
울산의 조기우승 꿈이 물거품 됐다. 울산은 2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21분, 상대 실수에 의한 선제골이 터졌을 때만해도 행운의 여신은 울산의 편을 드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23분 실수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정호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일이 꼬였고, 후반 44분 파그너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수렁에 빠졌다.
울산이 27일 부산 원정에서 패하면서 우승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신욱 역시 득점왕 레이스에 차질이 생겼다. 동병상련이다. 사진(부산)= 한희재 기자 |
김호곤 감독은 부산전을 앞두고 “오늘 경기가 올 시즌 최대 분수령”이라는 말로 중요성을 강조했고 경기 후에는 “오늘 끝냈어야했다”는 말로 곱씹히는 아쉬움을 전했다.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승부사의 직감으로 알았던 것이다. 김호곤 감독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게다 엎친 데 덮친 격 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산전에서 김신욱과 하피냐가 모두 경고를 받으면서 누적으로 포항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울산으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김호곤 감독은 “다른 선수들로 잘 준비하겠다”면서도 “공격의 핵인 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는 것은 큰 손실”이라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괴로운 것은 김신욱도 마찬가지다. 득점왕 수성에 큰 차질이 생겼다. 19골로 여유롭게 득점선두를 달리던 김신욱은 데얀의 폭발적인 뒷심 때문에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다. 앞선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던 데얀은 27일 포항 원정에서도 1골을 추가해 18골까지 쌓았다. 이제 1골 차이다. 이 격차도 불안한데 언급했듯 김신욱은 마지막 라운드에 출전
여유롭게 선두를 질주하던 울산은 전전긍긍이고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이 불안하게 된 김신욱은 노심초사다. 당사자들은 애가 타는 상황이 됐으나, 전체적인 흥밋거리는 끝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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