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에서 오승환(31)의 한신 타이거즈 입단식이 열린 날, 일본에서는 오승환의 영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기사가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나비’는 4일 “한신의 오승환 영입은 도박에 가깝다”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에서 통산 최다인 277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의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기보다 뒷문 보강에 지나치게 출혈을 한 한신의 방식을 비판했다.
이 언론은 “한신은 올해 센트럴리그 우승 실패 원인으로 마무리 투수 부족으로 여겼다. 그래서 오승환을 영입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한국에서처럼 실력을 발휘하면 40~50세이브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라고 전했다.
오승환(왼쪽)이 4일 한신 타이거즈 입단식을 가졌다. 나카무라 가즈히로 단장과 함께 등번호 2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있다.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
무엇보다 선발진의 붕괴를 들었다. 한신은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노미 아쓰시, 랜디 메신저, 후지나미 신타로 등 3명밖에 없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구보 야쓰모토는 한신을 떠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로 이적했다. 한신은 요코하마와 ‘머니 게임’을 벌였지만, 계약기간 2년 총 연봉 3억엔을 제시한 요코하마에 밀렸다. 선발진 보강을 위해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FA로 나온 나카타 겐이치 영입을 노렸지만, 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빼앗겼다.
또한, 한신은 외국인선수 제한으로 제이슨 스탄릿지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1군에 외국인투수는 2명밖에 등록 못하는데 한신은 메신저와 오승환을 택했다. ‘스포츠나비’는 “스탄릿지는 올해 8승(12패)에 그쳤지만 타선 지원이 부족했다. 평균자책점은 2.74로 리그 3위였다”라며 검증된 선발 자원을 내친 한신을 비판했다.
이 언론은 “믿음직한 선발투수를 마무리로 바꾼 게 정말 보강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오승환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한신은 검증된 선발투수만 잃은 셈이다”라며 “물론 오승환은 유능한 마무리다. 그러나 선발진이 취약해 경기를 리드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마무리 투수라도 재능을 썩힐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오승환을 영입하는데 지출이 컸다는 점도 꼬집었다. 한신은 오승환을 붙잡는 데만 9억5000만엔을 썼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한신은 FA 선발투수 영입에서 물을 먹었고, 이제 남은 방안은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뿐이다. 주축 선수를 잃을 각오까지 하고 있다.
‘스포츠나비’는 과거 한신이 도박을 건 영입 사례를 들어 오승환 영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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