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가 ‘오심 사태’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졸지에 가해자가 된 SK는 명예회복이 필요했고, 오리온스는 억울한 패배의 앙갚음을 해야 했다. 양 팀은 경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SK와 오리온스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3-14시즌 정규리그 세 번째 맞대결을 가졌다.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20일 같은 장소에서 SK가 오리온스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홈 경기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27연승을 기록했다.
서울 SK 가드 변기훈이 오심 사태 이후 다시 만난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진=MK스포츠 DB |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추 감독은 “매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왕이면 이겨야 하지 않겠나. 지난 경기 일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갚을 건 갚아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지만, 그런 것을 떠나 이기고 싶은 마음은 오죽하겠나”라고 승부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추 감독은 “경기 초반 주도권이 중요하다. 승부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경은 SK 감독은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경기다. 두 팀 모두 손해를 봤다. 유감스러운 경기였다”며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답이다”라고 밝혔다. 또 SK 가드 김선형도 “지난 경기는 생각하지 않겠다. 평소와 똑같이 경기를 하겠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SK는 오리온스전이라는 특수성을 떠나 중요한 경기였다. 지난 1일 부산 KT전에서 80-95로 완패를 당했다. 올 시즌 연패가 없는 SK로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문 감독은 “부산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강하게 시켰다. 감독 이후 가장 화를 많이 낸 경기였다”며 “12월이 우리에게는 상위권 수성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날 경기는 KBL도 심판 배정부터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3심으로 강민호 허영 이해건 심판이 배정됐다. 모두 베테랑 심판들이다. 판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3심 모두 경험이 풍부한 심판들을 배정했다.
승부는 치열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양보가 없었다. 루즈볼 상황에서는 코트에 몸을 던져 뒹굴었다. 벤치 싸움도 격렬했다. 양 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좀처럼 앉아 있지 못했다.
심판 판정에도 예민했다. 문 감독은 27-25로 앞선 2쿼터 종료 3분55초를 남기고 심판에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SK 김선형의 레이업 상황에서 수비를 하던 오리온스 리온 윌리엄스를 SK 코트니 심스가 밀었다는 오펜스 파울에 대한 항의였다. TV 중계 느린 화면 결과 심스가 두 손으로 윌리엄스를 확실하게 밀쳐 심판 콜은 정확했다.
SK는 전반을 34-33으로 근소하게 앞선 뒤 후반에 승부를 갈라 80-75로 이겼다. 3쿼터 한 때 46-54, 8점차로 역전을 허용한 SK는 3쿼터 종료 2초 전 변기훈의 3점포가 터지며 59-56으로 다시 재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오리온스전에서 헐리웃 액션으로 비난을 받았던 변기훈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4쿼터 초반 전태풍의 공을 가로채 속공 파울을 얻어낸 것도 변기훈이었다. 3심 합의 후 내린 결정. 이후 SK는 여세를 몰아 순식간에 56-46, 10점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SK는 애런 헤인즈가 34점 15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변기훈도 승부처마다 3점슛 2개를 폭발시키며 14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이현민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으로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SK는 16승5패로 2위와 2경기차 선두를 수성하며 홈 경기 2연승
한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창원 LG의 5연승을 저지하며 76-62로 완파, 2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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