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양신’ 양준혁과 ‘종범신’ 이종범이 그라운드서 선수로 맞대결을 펼쳤다. 단 양준혁은 투수로 나섰다. 한국 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타자들 간의 이색 대결의 결과는 이종범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양준혁과 이종범이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희망더하기 양준혁 자선야구대회’에서 감독과 선수로 맞대결을 펼쳤다. 과거 양준혁 SBS 해설위원과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는 1993년 데뷔해 신인왕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당시에는 양준혁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임팩트는 이종범이 앞섰다. 하지만 양 위원은 긴 시간 동안 현역 생활을 유지하며 각종 타격 기록을 모두 새롭게 썼다. 이종범도 일본 무대서 돌아온 이후에도 꾸준한 기량을 발휘했다. 통산 성적은 양준혁이 타율 3할1푼6리 2318안타 351홈런 1389타점 193도루, 이종범이 타율 2할9푼7리 1797안타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했다.
사실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두 사람의 감독 데뷔전이자 지략 대결.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양준혁 감독은 “어쩌다보니 두 사람 모두 감독 데뷔전이 됐다. 오늘은 홈런 레이스에 출전하고 상황을 봐서 투수로 나갈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후 양 감독은 이날 홈런 레이스에도 참가해 결승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종범 감독은 “아무래도 실전에 나서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알렸다.
양준혁이 이종범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이후 바닥에 주저앉아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대구)=한희재 기자 |
결국 이후에도 연속 안타를 맞은 양 감독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6실점을 한 이후 마운드서 내려갔다. 비록 대량실점을 하긴 했지만, 팬들은 박수로 양 감독을 맞았다. 양 감독도 쑥스러운 미소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한편 이날 대회는 소외 계층과 다문화 가정 유소년들로 구성된 양준혁 야구재단의 멘토리 야구단 5개 팀을 후원하기 위해 열렸다. 뜻깊은 취지에 동감해 대회에는 60여명의 현역 올스타 선수, 레전드 선수, 연예인 등의 유명인이 함께 참가해 이종범 감독이 이끄는 ‘종범신’ 팀과 양준혁 감독이 이끄는 ‘양신’팀으로 나뉘어 특별한 시간을 함께했다.
한편 이날 대회는 소외 계층과 다문화 가정 유소년들로 구성된 양준혁 야구재단의 멘토리 야구단
경기는 4회와 5회 대거 11득점을 올린 ‘종범신’ 팀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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