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오사카)임성윤 기자] “오승환의 입단이 특별한 건가요?”라는 질문에 일본의 한 스포츠 기자는 조심스레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신 타이거즈라는 전통의 인기 야구단 특성상 외국용병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오승환(31·한신타이거즈)이 12일 오전, 고시엔구장을 방문함으로써 한신맨으로서의 첫 공식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 10일 일본으로 출국한 오승환은 일본에서 머무를 현지 숙소를 알아보고 11일 저녁 와다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의 식사로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12일 고시엔구장을 찾으면서 공식적으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한신의 수호신으로 영입된 오승환이 12일 고시엔구장을 방문하자 일본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 됐다. 하지만 이는 한신이기에 모아진 관심이라는 우려가 제기 됐다. 사진(日.오사카)=김영구 기자 |
그러나 일본 현지 기자들은 “일본 매체들이 오승환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승환이기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한신에 새롭게 합류한 마무리 투수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
오히려 이 기자는 “오승환이 한국에서 슈퍼스타냐? 올 해 오릭스에서 활약한 이대호와 인기를 비교하자면 어느 정도 수준이냐?”를 되묻기도 했다. 즉, 오승환이 한신에 입단했기에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한신 타이거즈라는 인기 구단에 입단한 용병들에게는 의례히 보이는 관심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한신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승환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냈지만 그 이상으로 ‘얼마나 잘 할지 지켜보겠다’, ‘선발이 우선 영입돼야 하지 않았나’, ‘많은 연봉을 받는 만큼 단단히 활약해야 할 것’, ‘일단은 두고 보겠다’ 등의 냉정한 시각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승환이 정작 주의해야 할 것은 열성적인 한신 팬들의 관심일 것으로 예상된다. 78년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신인 만큼 높은 관심을 보이는 팬들이 상당하지만 저조한 성적에 대해서는 수위가 높은 비난과 야유마저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한신의 팬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적응이 필요한 시즌 초반 기대치 이하의 모습을 보였을 경우 오승환에게 직접적인 야유가 퍼부어 질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일본 적응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 오승환(31)이 12일 고시엔구장을 찾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사진(日.오사카)=김영구 기자 |
한국의 ‘끝판대장’에서 ‘고시엔 끝판왕’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오승환의 행보는 이제 첫 걸음을 땠다. 새로운 환경에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오승환이 어떠한 모습으로 이같은 관심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갈지 이 자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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