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의 용돈이 100만원이 안 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박병호(27 넥센 히어로즈)는 현재 한 달 용돈으로 80만원을 받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1일 가장 바쁘고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아내 이지윤 씨와 결혼기념일을 맞았으며 오전에는 목동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기분 좋게 연봉 협상을 마쳤다. 이날 박병호는 올해 연봉 2억2000만원에서 127.3% 인상된 5억원에 2014시즌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오후에는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찾아 골든포토상과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 박병호는 11일 결혼기념일과 연봉 협상,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겹경사가 겹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LG 시절 연봉 4200만원에서 이었던 박병호는 2013시즌 첫 억대 연봉을 받았다. 올해에는 4개 부문(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에서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 이어 각종 시상식장에서 금빛 향연을 즐겼다. 또한 내년 연봉 5억원을 찍으며 프로야구계의 고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박병호는 “억대 연봉을 받는 자체가 신기하다. 스스로 뿌듯하면서도 책임감이 들어 팀에 대한 생각이 더 강해지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병호는 “올해 한 달 용돈은 기름값을 포함해 80만원이었다. 지난해 MVP가 됐어도 용돈은 동결이었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싫지만은 않은 눈빛이었다. 박병호는 “나와 아내는 아직 돈을 모으지 못했다. 향후 몇 년 간은 돈을 모으고 싶어한다"라며 불평하지 않았다. 이어 박병호는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다 부족하면 아내가 알아서 채워준다. 내년에는 아내가 용돈을 20만원 올려준다고 해서 100만원을 받는다”라며 기뻐했다.
이날 결혼기념일을 맞은 박병
이날의 주인공이 된 박병호는 “모든 선수들이 고생했고 대표로 내가 상을 받은 것이다. 내년에도 전 경기 출전이 목표다. 올해처럼 1승을 더 올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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