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지성(32·에인트호벤)의 두 번째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은 무산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의 꿈이 좌절됐는데, 또 하나의 들어 올리지 못하는 우승트로피가 됐다.
에인트호벤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초르노모레츠(우크라이나)에 0-1로 패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비겨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었기에, 그리고 안방에서 패한 것이라 그 충격은 더욱 컸다.
0-1로 뒤진 가운데 후반 21분 ‘조커’로 교체 투입된 박지성으로서도 허탈할 따름이다. 특히, 그에게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유럽 클럽 대항전이였다.
에인트호벤 임대가 끝나면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와 계약기간 1년이 남아있는데, 박지성이 유럽 클럽 대항전에 또 얼굴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그 무대를 쓸쓸히 퇴장하는 박지성이다.
↑ 박지성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잉글랜드 FA컵에 이어 유로파리그까지 그가 정복하지 못한 무대가 하나둘 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박지성이 2003년 초 에인트호벤에 이적한 뒤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및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정상은 물론, 리그컵과 KNVB컵, UEFA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그가 이루지 못한 꿈 가운데 하나는 잉글랜드 FA컵 정도였다. 그러나 정복하지 못한 게 하나 더 늘었다. 그게 UEFA 유로파리그였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히딩크 감독의 지도 아래 2003-04시즌 UEFA컵에서 뛰었다. 에인트호벤을 8강까지 견인했지만, 뉴캐슬(잉글랜드)의 벽에 막혀 8강에서 주저앉았다. 그 뒤 박지성이 누빈 유럽 클럽 대항전은 챔피언스리그였다.
딱 한 번 도전이었던 유로파리그는 분명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무대였다. 그러나 9년 뒤 그는 다시 유로파리그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루지 못한, 그리고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트로피였는데 그 꿈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물론, 기회는 분명 있다. 언제든지 박지성이 유럽 무대에서 뛰면서 유로파리그 정복을 노릴 날이 있을 터다. 그러나 냉정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접근한다면 박지성에게는 앞날이 많지 않다. 에인트호벤과의 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박지성의 앞날도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분명한 건 유럽 클럽 대항전 참가 기회가 여유롭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겨졌다. 그래서 그 마지막 기회를 박지성이 화려하게 불태우기를 바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박지성은 모든 걸 불태우지 모했고, 에인트호벤은 중도 탈락했다. 그래서 박지성의 유로파리그 우승 꿈은 좌절됐다. 그리고 그 애석함을 털어낼 기회도 이젠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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