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 9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정기전 야구경기. 영원한 맞수의 대결답게 경기내용은 팽팽한 접전이었지만 승리의 여신은 연세대 쪽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 경기서 연세대는 3-1로 고려대를 누르고 지난해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그 중심에는 우완투수 이인복(22)이 있었다. 선발투수로 나온 그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이날 승리는 이인복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정기전 패배를 그냥 벤치에 앉아서 지켜만 봐야했다. 2학년 때인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통째로 재활에만 매달려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올해 이인복은 박상옥(22·KIA타이거즈 지명)과 함께 연세대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는 “대학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더 집중했다. 지난해 (정기전에서) 못 던져 더 열심히 던진 것 같다”며 슬쩍 웃었다.
↑ 모교인 연세대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롯데 자이언츠 신인투수 이인복. 대학생활을 정리 중인 그는 해가 바뀌면 부푼 꿈을 안고 경부선 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롯데에 합류한 이인복은 11월 14일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바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던진 첫 경기였다. 이날 이인복은 4이닝 동안 5안타를 맞았지만 SK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인복은 “확실히 프로무대에서 뛰는 타자들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아직 배울 게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인복은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을 정리 중이다. 최근 기말고사를 마친 그는 연세대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이인복은 “내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체력테스트가 열리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짓궂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연세대 에이스 칠봉이 캐릭터에 자신과 박상옥 중 누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냐는 질문이었다. 이인복은 “당연히 (박)상옥이가 얼굴도 더 잘생기고 잘 던졌기 때문에 상옥이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대신 그는 같은 팀 선배인 송승준을 닮고 싶다고 했다. 롯데에 지명되서가 아니라 서울고에 다닐 때에도 송승준의 투구폼을 따라해 본 적이 있단다. 실제 이인복과 송승준의 체격조건은 흡사하다. 또 송승준은 롯데 선발진 중 이닝 소화능력이 뛰어난 투수 중 하나다. 2009년에는 3연속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인복은 “송승준 선배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으로 승부하는 게 나와 닮은 것 같다.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이인복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그는 “보직에 상관없이 내년시즌 1군에 최대한 오래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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