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2014년은 육십갑자상으로 갑오(甲午)년이다. 120년 전 갑오년인 1894년에는 동학농민운동을 비롯하여 갑오개혁, 청일전쟁 등 한국 근대사에 영향을 미친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랐다.
그렇다면 한국 현대 스포츠에는 갑오년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현대 스포츠의 범위에 포함된다 할 수 있는 60년 전 갑오년인 1954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한국전쟁의 상처가 아물어가던 그때, 한국 스포츠는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 첫 모습을 드러내며 조금씩 국제 무대에 다가가고 있었다.
첫 월드컵, 세계의 벽 느끼다
1954년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제일 큰 사건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한국은 일본과 스위스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는데, 일본 팀의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혀 두 경기를 모두 일본에서 치렀다.
↑ 축구에서 한일전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전이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러나 본선 무대에서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시작부터 엉망이었다. 비행기 예약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경기 이틀 전, 그것도 밤늦게 스위스에 도착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1차전에서 헝가리에게 0-9, 2차전 터키에게 0-7로 패하면서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탈락을 확정했다.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최초의 아시안게임 참가
한국은 그해 월드컵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도 처음 참가했다. 5월 1일부터 9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회 대회가 그 자리였다. 아시안게임은 4년 전인 1950년부터 시작됐지만, 한국은 전쟁 때문에 참가할 수가 없었다.
↑ 아시아야구선수권의 시작은 1954년,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네 국가가 회원으로 참가한 아시아 야구연맹이 탄생하면서부터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해 5월 마닐라에서 또 하나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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