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갑오년, 새해 첫 날에도 한반도 반대편에서는 축구판이 변함없이 벌어진다. 1월 1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총 10경기가 열린다. 반환점을 돈 프리미어리그의 20라운드다.
아스날의 선두 고수 혹은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1위 등극이 관심을 모으나, 역시 국내 축구팬으로선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활약상에 눈길이 쏠린다. 3년 연속 새해 첫 날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공격포인트 소식이 전해질 지가 관심거리다.
지난 2년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새해 첫 날부터 들뜨게 만들었다. 신호탄은 지동원(선덜랜드)이었다. 2012년 1월 1일 ‘조커’ 지동원은 한방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시티를 격침시켰다.
↑ 2012년 1월 1일, 누구보다 활짝 웃은 건 지동원이었다. 당시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꺾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진 출처=선덜랜드 홈페이지 캡쳐 |
1년 뒤에는 기성용(선덜랜드)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당시 스완지 시티 소속이던 기성용은 아스톤 빌라전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베스트11에서 제외됐던 기성용은 후반 17분 데 구즈만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고, 팀이 1-2로 뒤진 후반 49분 그레엄의 동점골을 도왔다. 다소 행운이 따랐는데, 공식 도움으로 인정됐다. 기성용으로선 스완지 시티 이적 후 프리미어리그 첫 공격포인트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2014년 1월 1일에는 3명의 선수가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기성용, 김보경(카디프 시티), 그리고 박주영(아스날)이다.
기성용은 가장 폼이 좋다. 주전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면서 절정의 슈팅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2월 17일 리그컵 8강 첼시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기성용은 9일 뒤에는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넣었다. 에버튼과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직접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12월 28일 카디프 시티전에서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예사롭지가 않다. 더욱이 1일 상대는 아스톤 빌라다. 1년 전 기성용이 첫 도움을 올렸던 그 상대다. 아스톤 빌라는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으로 부진하며 수비도 허술하다.
김보경도 새해 첫 날 시즌 2호골에 도전한다. 김보경은 지난해 11월 24일 헤딩 득점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울린 뒤 골 소식이 없다.
말키 맥케이 감독이 경질된 뒤 첫 경기(선덜랜드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 13분에는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키퍼 마노네를 가슴철렁이게 만들었다. 컨디션은 꽤나 좋았고, 몸도 가벼웠다.
새해 첫 날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주인공의 특징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김보경은 조건을 갖췄다.
마지막 후보는 박주영이다. 올 시즌 철저하게 전력 외였다. 박주영은 리그컵 1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단 1초도 그라운드를
그러나 대반전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아스날은 원톱 지루가 부상으로 1일 카디프 시티전에 결장한다. 램지, 외질 등 부상자가 속출해 박주영이 교체 출전 명단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 홍명보 감독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박주영이 새해 첫 날 ‘기적의 신호탄’을 쏠지 그 누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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