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 번에 끝냈다. 손아섭(26)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일 연봉협상 첫 만남에서 바로 도장을 찍었다. 4억원. 지난해 2억1000만원에서 90.5%인상된 금액이었다. 롯데는 손아섭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손아섭도 구단의 성의에 고집 부리지 않았다.
이는 지난 2년 간 손아섭과 롯데의 연봉협상 분위기와 사뭇 다른 결과였다. 그 동안 손아섭은 가장 마지막에 계약서에 사인하는 선수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진통이 있었다. 2억3000만원을 주장했다가 구단이 제시한 2억1000만에 마지못해 계약을 했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서운한 감정이 남아있었다.
↑ 2일 손아섭이 연봉 4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했다. 애초 연봉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됐기 때문에 의외라는 반응도 있지만, 롯데 구단의 원칙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기존 선수연봉협상은 달랐다. 지난달 초부터 진행된 연봉협상에서 2군과 1.5군급 선수들과의 계약 소식만 흘러나올 뿐 주축선수들과는 연말까지 협상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했다. 당연히 잡음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구단과 선수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듯 했다. 구단은 “FA와 연봉재계약은 다르다. 6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책임을 모두가 짊어져야 한다. (전반적으로)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일부 선수들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손아섭의 재계약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구단이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선수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손아섭은 2013시즌 고과 1위였다. 2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했고,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 또 128경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3할4푼5리, 172안타, 11홈런, 69타점, 36도루를 기록했다. 타율과 도루, 득점에서도 2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연봉 인상자로 분류되는 다른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김성배와 송승준이다. 김성배는 올시즌 뒷문을 지키며 31세이브를 거두며 구원부문 3위에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 2012시즌 평균자책점 3.31에도 불구 7승(11패)에 머물렀던 송승준은 12승(6패)을 거두며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시즌보다 향상된 성적과 팀 공헌도를
구단은 15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재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김시진 감독은 “재계약이 안 된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롯데의 순탄한 연봉재계약 여부는 이제 열흘 남짓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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