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체력테스트…가을야구 실패 ‘독’품었나?
첫 우승 ‘30주년’, 3번째 우승 향해 택한 키워드는 ‘근성’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뛰고 또 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6일 시무식을 열고 2014년을 출발한다. 예년처럼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채워지겠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시무식이 끝난 뒤 실시하는 체력테스트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15일 떠나는 미국 애리조나와 사이판 스프링캠프 비행기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체력테스트는 연령별로 나눠 진행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100m 달리기 10회, 200m 달리기 8회, 1000m 달리기 1회 중 하나를 택해 기준시간 내로 진입해야 하는데, 3개 그룹(27세이하·34세이하·35세이상)으로 나눠 평가한다. 이는 선수들 개인 몸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나온 평가방식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정상참작’을 하겠다는 것인데 감독 재량에 따라 기준에 미달한 선수도 캠프 참가가 가능하다.
↑ 손아섭(사진)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인 근성을 이을 선수로 꼽히고 있다. 롯데가 올 시즌 캐치프래이즈로 근성을 내세웠다. 올해는 근성을 통해 첫 우승을 거둔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롯데가 갑오년 시작을 체력테스트로 택한 것도 근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롯데 구단 사상 처음 열리는 이번 테스트는 김시진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에 참가해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오라”는 게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는 팀 분위기 쇄신이라는 효과를 노린 측면이 크다. 김 감독 부임 첫 해인 지난 시즌 롯데는 5위에 그치며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을 목표로 삼았던 터라 더욱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런 점 때문에 새해가 시작하면서부터 선수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에도 독을 품은 분위기가 잘 반영돼 있다. 롯데의 2014시즌 캐치프레이즈는 ‘거인의 근성을 깨워라, 2014 Champ!’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캐치프레이즈에 근성이라는 단어가 등장시켰다. 롯데 구단은 팀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캐치프레이즈에는 “한번 해보겠다”라는 말과 함께 홀로 4경기를 책임진 고(故)최동원의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을 본받아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올해가 바로 최동원이 혼자 한국시리즈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이끈 지 30주년이 되는
구단 관계자는 “올해 우리팀의 키워드는 근성이다. 사실 근성은 롯데 야구의 상징인 최동원, 박정태 등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새해의 시작을 체력테스트로 시작한 것도 우리팀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근성을 통해 팀의 3번째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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