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오승환이 떠난 2014년 한국야구, ‘압도적인’ 최강 수호신의 자리를 이어받을 투수가 나타날까.
마무리 투수의 최대 덕목은 무엇일까. 강력함과 안정감이다. 최대한 출루를 억제하고 위기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는 투수를 그중에서도 최고로 꼽는다. 그런면에서 마무리 투수는 그 어떤 투수보다 출루와 실점이 적어야 하는 보직이다. 특히 타자의 출루 자체를 전혀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투수였던 오승환은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혔다. 다음 후보는 누가 될까.
지난해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구원투수는 모두 3명이다. 손승락(넥센)이 46세이브로 부문 1위, 봉중근(LG)이 38세이브, 김성배(롯데)가 31세이브로 그 뒤를 따랐다. 자타공인 최고의 구원투수인 오승환(한신)은 28세이브로 4위에 올랐다.
↑ 오승환이 없는 2014시즌 한국야구에 압도적인 수호신은 탄생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여기서 아쉬움이 존재한다. 역대 2위에 해당하는 46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의 2013시즌은 절대 평가절하할 수 없다. 그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구원투수는 아니었다. 5개의 블론세이브가 있었고 WHIP은 1.12다.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8번 등판했음을 감안하더라도 역대 구원 1위 투수들의 성적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다.
구원투수들에게 특히 WHIP이 중요한 이유는 짧은 이닝을 소화하고 적은 점수차를 지켜야하는 특성상 최대한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9번의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나섰고, 3번의 블론세이브, 1.33의 평균자책점, 38세이브를 기록한 봉중근이 2013 시즌 가장 압도적인 구원투수였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봉중근 역시 출루는 꽤 많았다. WHIP이 1.12로 최고의 구원투수들이 가졌던 압도적인 면모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최근 5년간 WHIP이 1점대 이하였던 구원투수가 없었던 시즌은 2010년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그 해는 오승환이 부상으로 신음했던 해였다. 5년 내 가장 WHIP이 낮았던 투수는 2011년 47세이브, 0.67의 WHIP을 기록한 오승환이다. 1이닝 당 평균 0.67명의 주자만을 내보냈다는 뜻이다.
2012년과 2013년 WHIP 부문 1위도 동일한 0.83을 기록한 오승환이었다. 2013년 2위는 24세이브, 0.92의 WHIP을 기록한 박희수였다. 특히 2012년은 1점대 이하 WHIP을 기록한 구원투수가 대거 5명이나 탄생, 불펜 야구가 맹위를 떨쳤던 한 해였다.
WHIP부문 1위 투수가 무조건 그 해의 최고의 구원투수인 것은 아니다. 리그 최고
그럼에도 팬들은, 더욱 압도적인 투수를 원한다. 포스트 오승환이 아닌, 최강의 자리를 이어받을 마무리 투수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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