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8일 오후 박지성(에인트호벤)의 국가대표 은퇴 번복과 관련해 이슈가 뜨거웠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박지성을 직접 만나 복귀 의사를 물어보겠다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 이후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은퇴를 못 박은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복귀 가능성’에 축구계가 술렁거렸다.
박지성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입장이 분명 변했다. 속은 모르나 겉은 그러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국가대표 복귀에 때한 뜻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의 생각이 앞으로 어떻게까지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의사를 꺾으면서까지 부르고 싶은)욕심까지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베테랑의 중요성을 아는 홍명보 감독이 ‘가장 이상적인 리더’ 박지성을 직접 거론한 것. 여기에 직접 ‘행동’에 나선다고 하니 기대와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박지성이 상의 빨간색-하의 파란색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는 2012년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물론, 진짜 국가대표팀 선발도 아니었으며 이벤트 형식의 비공식 경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식적으로 ‘깜짝 등장’이 성사될까.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공은 박지성에게 돌아갔다. ‘Yes’나, ‘No’나 결정은 박지성의 몫이다. 내달 이후 홍명보 감독과 마주할 박지성이 국가대표 복귀 의사를 밝힌다면, 부상 같은 돌발변수가 없는 한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허나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국가대표 이력이 연장되는 일은 없다.
백의종군과 관련한 박지성의 선택 갈림길 끝에는 지네딘 지단과 프란체스코 토티가 서있다. 둘 다 조국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월드컵 정상으로 이끈 ‘영웅’이다. 그런데 국가대표 은퇴 선언 이후 조국의 복귀 요청을 수용 여부가 둘의 큰 차이다.
지단은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구하러 돌아왔고, 본선 진출권 획득은 물론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프랑스가 우승권 전력이 아님에도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지단의 ‘힘’이 컸다. 비록 우승은 못 했지만 지단은 대회 골든볼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떠났다.
토티는 정상에서 아름답게 떠난 케이스다. 독일월드컵에서 지단의 프랑스를 꺾고 이탈리아에 네 번째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안긴 뒤 소속팀 AS 로마에 전념하겠다며 ‘10번’을 반납했다.
이후 토티에게 복귀 요청이 쇄도했다. 주요 메이저대회마다 그러했다. 토티는 ‘절대란 건 없다’라고 여운을 줬지만 결과론적으로 번번이 거절했다.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손을 내밀려고 하나, 토티가 8년 만에 잡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누가 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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