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 박건우, 올 시즌 송일수 감독으로부터 팀내 주축이 될 1순위로 꼽힌 선수다.
지난 시즌 두터운 선수층에 가로막혀 출전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외야의 백업 자원으로 활약, 빈틈없는 경기력을 선보여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 두산 박건우가 올 시즌에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한희재 기자 |
박건우는 제대 직후인 지난 시즌 34경기에 나와 48타수 13안타 타율 2할7푼1리를 기록했다. 견고한 타격, 넓은 수비반경, 센스있는 주루 감각 등 균형 잡힌 경기력으로 ‘주전과 백업의 구분이 없다’는 두산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복귀 초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시범경기에서 5타점을 기록해 개막엔트리에 합류한 박건우는 시즌 시작과 동시에 7타수 무안타만을 기록한 뒤 2군행을 통보 받았다. 기대에 찬 복귀였지만 너무 성급했던 것인지 욕심히 과했던 것인지 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했다. 주변의 시선을 우려해 눈치도 많이 보게 됐고, 자신감도 결여돼 갔다.
2008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안치홍(KIA) 김상수(삼성) 오지환(LG) 등과 비교되기만 했고, 이재학(NC)이나 팀내 동갑내기 정수빈 역시 높은 존재로만 느껴졌다. 반면 자신은 훨씬 낮게만 생각 됐다.
그러나 박건우는 이를 악물었다. 당시 2군 감독이었던 송일수 감독의 “너는 잘 할 수 있다. 재능을 아끼지 마라”라는 격려가 큰 힘이 됐고, NC로 이적한 이종욱이나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임재철의 진심어린 충고도 자신감을 찾게 하는 요소가 됐다.
“(이)종욱 선배님이 루상에 나가면 무조건 뛰어라, 수비에서는 무조건 넘어져라, 죽어 봐야 사는 방법을 안다 등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풀이 죽어 있던 제게 상당한 힘이었지요”
결국 박건우는 다시 1군에 복귀한 4월 27일 프로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고 이후에도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두산의 탄탄한 외야진을 구축해 나갔다. 제대 후 첫 시즌을 마치고 오히려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충고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박건우로서는 두산이라는 팀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너무나 탄탄한 선수층이 출전 기회자체를 희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건우는 “경쟁상대가 누구든, 어느 팀에서 뛰든 큰 상관은 없어요. 하지만 최고가 되려면 두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우직하리만큼 원론적인 답변으로 자신의 생각을 대변했다.
↑ 두산 박건우가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
박건우는 “이종욱 선배님이나 임재철 선배님은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분들입니다”라며 “아쉬운 마음과 기회가 왔다는 마음이 반반씩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분들의 공백을 저라도 메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 놨다.
더불어 “제가 동갑내기 선수들을 바라보던 부러움의 시선을 또 다른 선수들이 제게도 보내고 있음을 얼마전에 알았다”며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박건우는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끊임없는 담금질에 매진할 계획이다. 풀타임을 소화해 본 경험이 없기에 체력증진에 중점을 둘 계획이며 ‘외야수는 장타력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타격적인 면도 보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훈련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울 생각이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에는 소심한 모습, 자신 없는 타격을 했던 기억이 있어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한 부분이 있었다”며 “올 해는 나만의 야구, 언제나 자신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한 여름 더운 날씨에도 2군 경기장을 찾아
군 제대 후 두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박건우는 이렇듯 백업이 아닌 정식 주전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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