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서민교 기자] ‘지메시’의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 첼시 레이디스로 진출한 지소연(23)의 감격적인 눈물이었다.
계약기간 2년에 첼시 입단을 공식 확정한 지소연은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만난 지소연은 뜨거운 취재 열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드디어 런던에 가게 됐다. 정말 기뻐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취재진이)많이 오셔서 놀라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는다. A매치 55경기에서 26골을 넣은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공격수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 여자 실업축구 아이낙 고베에서 뛰면서 일본 여자축구 사상 최초로 4관왕 달성을 이끌기도 했다.
↑ "지메시" 지소연이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 첼시 레이디스에 입단차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
지소연의 목표는 다부졌다. 당장 주전 경쟁에서 이겨낸 뒤 공격포인트에 대한 욕심을 과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외국선수들이 크기 때문에 힘으로 하면 질 것 같다. 역으로 더 빠른 판단을 하면서 선수들을 빠르게 제칠 수 있는 드리블을 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 뒤 “아직 몇 골을 넣을지 정하진 않았다. 공격포인트는 매경기 한 개씩 하는 것이 목표다. 일단 매경기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지소연은 당장 잔디 적응과 의사소통 등 유럽 문화 적응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는 유럽 텃세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그는 “그라운드는 축구화를 여러개 가져가서 판단할 생각이다. 제일 좋은 것으로 신고 뛰면 될 것 같다. 또 언어 부분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본에서 3년 있으면서 눈치로 잘해 왔기에 금방 적응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지소연의 유럽 진출을 두고 ‘제2의 박지성’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소연도 적잖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한국 여자축구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 여자선수로 처음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도 좋은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좋은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으면 한국 선수들이 많이 올 수 있지 않
기대와 부담을 짊어진 채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는 지소연은 “2014년은 여자축구가 다시 발돋움할 수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여자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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