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올 시즌 초 FC서울에서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미드필더 하대성은 신년 초부터 3주간 진행된 홍명보호의 전지훈련 기간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된 플레이어였다.
홍명보호 출항 초창기 주장 완장을 차면서 홍 감독의 신뢰를 받은 하대성은 치열한 중원미드필드 경쟁에서 해외파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기성용 구자철 한국영 등 워낙 쟁쟁한 이들이 많아 선뜻 ‘월드컵 본선용’이라는 확신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전훈은 가능성을 꽃피워 눈도장을 받을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 때문에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 부상으로 전지훈련을 중도하차한 하대성이 덕분에 세찬 비를 피한 모습이 됐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하대성은 지난 1월13일 브라질 전지훈련 때 부상을 당했다. 비시즌 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몸이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다 부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곧바로 훈련을 멈추고 치료와 재활을 실시했으나 평가전에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정과 함께 귀국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야말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었으니 침통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는 형국이다. 부상을 당해 낙마한 것을 두고 다행이라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으나 지금의 불행이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동료들의 부진이 외려 없던 이들의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열심히 뛰어준 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으로 이어진 3차례 평가전의 내용과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하대성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비시즌 중이었기에 실전경험이 크게 떨어져 있었고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체력이 크게 떨어진 탓에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팬들은 속사정까지 이해하지 않았다. 팬들의 성토는 아예 ‘국내파의 기량 미달’ 쪽으로 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집되지 않았던 멤버들, 대개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진 형국이다. 원치 않은 부상으로 낙마했던 하대성도 덕분에 세찬 비를 피한 모습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외부여론에 크게 좌우돼 선수를 선발하지는 않겠으나 적어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하대성 역시 다시 지켜볼 배경은 마련된 셈이다.
전지훈련도 소화하지 못했고 부상까지 입었으니 하대성의 몸과 마음은 더 조급해질 것이다. 가뜩이나 팀도 새롭게 옮겨서 적응에 대한 부담도 있다.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
홍명보 감독은 오는 3월6일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 때 정예멤버를 부르겠다고 공언했다. 컨디션만 회복된다면 전지훈련에서 확인 못한 하대성도 분명 평가 대상이다. 혼신의 힘은 그리스전 소집 때 쏟으면 된다. 그때까지는 참고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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