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류현진(27·LA다저스)도 없고. 윤석민(28·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없고.
2014년 국내 프로야구는 타고투저가 예상된다. 외국인 타자가 가세하기도 하지만 전체 투수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야구를 대표하던 투수인 류현진과 윤석민은 모두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들은 국제무대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프로야구에서도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문제는 이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울만한 투수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 김광현이 다시 한 번 에이스로 날아오르기 위해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의 보직. 바로 마무리 투수 기용여부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다른 투수들처럼 정상적인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부터 통증과 작별했다. 자기 스스로도 “12월에 캐치볼을 한 적은 처음이다”면서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몸만들기는 순조롭다. 지난달 26일 첫 불펜피칭을 시작으로 지난 8일 자체 홍백전에서는 첫 실전피칭을 했는데 백팀 선발 윤희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가 1이닝 2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5㎞를 찍었다. 구단관계자는 “2월초 시점이 이런데 정규시즌에서는 150km 이상을 찍을 수 있다”고 반색했다. 이제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면 된다. 지난해 3년 만의 10승(9패)을 뛰어 넘는 2008~2010년 시절의 활약도 기대된다. 다시 국내 프로야구를 지배하는 에이스로 돌아올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바로 보직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필승조 구축 위해 마무리 박희수를 셋업맨으로, 김광현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에이스라는 호칭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긴 하지만 마무리 투수보다 팀 승리의 기여도가 높은 쪽은 선발투수일 수밖에 없다.
한 야구관계자는 “김광현은 몸이 늦게 풀리는 유형의 투수다. 이런 투수가 긴박한 상황에 올라 1이닝을 던지는 건 위험부담이 있다”면서 “에이스는 선발투수를 가리킨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만수 감독도 김광현을 마무리로 기용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기존 마무리 박희수와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는 채병용을 두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도 마무리로 가능성이 있다. 울프는 지난 6일 연습경기에서
어찌됐건 김광현의 보직문제는 SK스프링캠프의 뜨거운 화두다.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에이스의 부활을 바라는 기대감도 깊어질 것 같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