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시험은 비시즌에, 승부는 시즌부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여유 있는 행보는 올해도 계속된다. 삼성은 비시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는 주축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주는 대신,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신예들과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두루 시험한다. 타 구단들에 비해서 두꺼운 선수단 사정도 작용했겠지만, 최상의 전력은 시즌 시작부터 가동한다는 삼성 코칭스태프의 여유가 묻어 있는 선택이다. 올해 역시 삼성은 비시즌 경기서 패전이 많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괜찮은 이유는 바로 그런 실전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새 얼굴들이, 제 옷을 입고 1군에 연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비시즌에 약한 삼성이지만 우려는 적다. 사진=MK스포츠 DB |
14일 삼성은 선발투수로 백정현을 내세웠다. 이어 김희걸, 이영욱, 박근홍, 노진용, 김현우, 안규현이 출전했다. 자체 청백전서도 주로 구원투수들이 2이닝에서 1이닝씩을 나눠 맡은데 이어 일본과의 연습경기서도 비슷한 기용을 이어갔다. 한신전서는 선발 백정현이 3이닝 동안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등판한 투수들은 올해 구원진에서 힘을 보태야 될 선수인 동시에, 1군 진입 가능성을 두고 신중하게 시험해야 될 선수들이다.
16일 라쿠텐전서 앞선 청백전 2경기 포함 4경기만에 처음으로 올 시즌 선발투수로 활용될 배영수가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배영수 역시 3이닝만을 소화한 이후, 이현동, 조현근, 서동환, 임현준, 이우선, 박근홍이 경기에 나섰다. 이날 역시 한신전에 나선 투수들과 의미가 같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실전 무대의 모습을 확인했다.
야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 선수들 외에도 박찬도, 차화준, 우동균, 백상원, 이흥련, 이상훈, 문선엽 등을 두루 기용하며 1군에 합류할 옥석을 가려내고 있
타 구단 역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얻으려는 효과는 큰 틀에서 삼성과 같다. 하지만 삼성은 기존 틀이 확고한 상황에서 새로움을 채워 넣는 것이고, 타 구단들은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입장의 차이가 있다.
여유로운 디펜딩챔피언의 느린 행보가, 또한 펼쳐질 느릴 행보에 우려가 들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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