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하대성과 박종우는 비슷한 면이 꽤 많다. 중앙미드필더라는 포지션 상으로도 그렇고 K리그를 대표하는 조타수였다는 지위도 그랬다. 각각 FC서울과 부산아이파크의 간판으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대륙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상황도 유사하다. 하대성은 베이징 궈안, 박종우는 광저우 부리에서 2014시즌을 시작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부터 꾸준하게 발탁됐으나 그렇다고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애매한 위치’라는 것까지 닮았다. 때문에 다가오는 3월6일(한국시간)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 하대성과 박종우에게는 그리스전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중앙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바늘귀’를 통과해야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24명의 명단 중 주보직을 중앙MF로 간주할 수 있는 인물은 총 4명. 홍명보호의 핵심 전력 중 하나인 기성용을 비롯해 급부상한 한국영 그리고 하대성과 박종우다. 4명이라는 숫자는 23명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중앙MF에게 할당될 인원과 같다. 4-2-3-1 형태를 근간으로 삼는 홍명보 감독의 구상 속 ‘2’에 자리할 수 있는 4명이다.
객관적으로 기성용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에 이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여기에 한국영이 ‘수비형MF’로서의 매력을 흠뻑 발휘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브라질-말리로 이어지는 2연전에서 한국영은 정상급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강한 투지를 발휘,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기성용-한국영 조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대성과 박종우는, 냉정히 말해 2%가 부족한 모양새다. 각자의 장점은 분명하고 그래서 꾸준히 발탁되는 것도 사실이나 ‘비교우위’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할적으로 하대성은 기성용의, 박종우는 한국영의 뒤에 서 있는 형국이다. 물론 이 자체로 구도가 마무리된다면 월드컵 본선에 나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시선을 보다 넓히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그리스전 엔트리에 들어있는 구자철과 김보경 등은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다. 실제 기성용-구자철 중앙MF 듀오는 충분히 만지작거릴만한 카드다. 여기에 그리스전에 배제된 이명주의 존재를 간과할 수 없다. 이명주의 대표팀 페이스가 떨어졌다는 게 중론이었고 홍명보 감독도 비슷한 맥락에서 제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적어도 예비엔트리 30명에는 들어갈 수 있는 자원이다. 넓은 의미에서 하대성-박종우의 경쟁자다.
요컨대 아직 박종우와 하대성은 확실하게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보기 힘들다. 홍명보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80% 정도 결정된 확정멤버가 아닌, 아직 고민 중인 20%에 가깝다. 따라서 그리스와의 평가전은 사활을 걸어야하는 시간이다. 출전이 허락된다면 혼신의 힘을 쏟아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훈련 때라도 눈도장을 받아야한다.
하대성과 박종우 입장에서는 ‘구도’를 굳히기 위한 마지막 무대다.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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