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타자의 재등장도 있지만 바로 연봉 상한 철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98년 외국인 선수제도를 도입하면서 연간 보수 30만 달러(옵션 포함, 복리 후생비 제외)를 초과할 수 없게 규정했다. 재계약을 체결할 경우 인상률도 25%로 제한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 일었다. 대부분의 구단이 100만 달러 이상을 외국인 선수에 투자하면서 발표만 30만 달러로 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 스캇은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괴력의 타자다. 사진(日 오키나와)=김영구 기자 |
이처럼 참가활동 보수 상한이 없어지고 한국야구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 선수의 경력 또한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이 등록한 28명의 외국인 선수 중 코리 리오단(LG), 찰리 쉬렉(NC), 케일럽 클레이(한화) 등 3명을 제외한 25명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며, 그 중에서도 루크 스캇(SK)과 호르헤 칸투(두산)는 메이저리그에서 각각 9시즌, 8시즌을 활동하며 통산 100홈런 이상을 기록한 대물들이다. 특히 스캇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거포였으며, 칸투는 시즌 100타점 이상을 두 번이나 기록했고 2006년과 2009년 WBC 멕시코 대표팀 2루수로 출전해 한국과 상대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전까지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선수로는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를 꼽을 수 있다. 프랑코는 2000년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 동안 1891경기 2177안타 141홈런 981타점을 기록했고, 특히 1994년에는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인한 단축시즌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12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9리에 20홈런 98타점을 기록한 정상급 타자였다. 그는 국내 무대에서도 메이저리그의 화려한 경력에 걸맞는 실력을 선보이며 2000년 타율 3할2푼7리, 22홈런 110타점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 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더 활동한 후 은퇴했다.
물론 화려한 메이저리그의 경력이 한국 무대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었다. 프랑코에 버금가는 경력으로 입단 당시 주목 받았던 카를로스 바에르가(삼성)의 경우 한국에 오기 전 10시즌 동안 1280경기에 출전하여 124홈런에 686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3번이나 출전했던 스타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2001년 한 시즌 동안 고작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5리, 4홈런, 17타점만을 남긴채 쓸쓸히 돌아가야 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경력을 가진 외국인 선수의 가세는 국내 프로야구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한국 야구의 수준에 대해서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3년 만에 외국
과연 1998년의 타이론 우즈(OB, 42개), 2005년의 래리 서튼(현대, 35개)에 이어 새로운 외국인 선수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지, 1998년의 우즈와 2007년의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외국인 선수 MVP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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