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8일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산둥전은 포항에겐 최악의 경기가 될 뻔했다. 경기를 잘 하고도 예기치 않은 변수로 놓칠 위기였다. 패할 경우 ACL 조별리그 통과도 자신할 수 없었으며 허탈감과 피로감에 앞으로 시즌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불운을 실력으로 이겨내며 짜릿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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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은 불운했다. 그리고 행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실력으로 불운한 환경을 이겨냈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
로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진징다오가 골키퍼 신화용까지 제친 것. 진징다오의 슈팅이 신광훈의 왼팔에 맞았는데, 주심은 신광훈의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로베가 이를 성공시켰다.
11분 뒤 또 한 번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또 페널티킥이었다. 산둥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김재성의 몸을 맞고 나갔는데, 주심은 핸드볼 파울이라며 경고를 줬다.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번복은 없었다. 포항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또 다시 로베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스코어는 2골차가 됐다.
포항으로선 최악의 불운이었다. 신광훈의 퇴장으로 이른 시간에 10-11의 수적 열세에 놓였다.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으로 피로 누적이 컸던 포항이었기에 최악의 상황이었다. 또한, 페널티킥으로만 2실점하며 허무하게 끌려갔다.
무너질 수 있었지만 포항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10명으로도 포항의 ‘스틸타카’는 대단했다. 역경 속에서 더 힘을 발휘했다.
이후 포항의 거센 반격이 펼쳐졌다. 10-11의 수적 열세에도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 하프 게임이었다. 그리고 전반 32분 김태수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이 골로 경기 양상은 180도 바뀌었다. 기세를 탄 포항은 힘을 냈고, 산둥의 수비는 급격히 흔들렸다.그런데 동점골은 참 터지지 않았다. 전반 38분 문창진의 슈팅은 골라인 통과 직전 산둥 수비수가 걷어냈고, 전반 44분 고무열의 예리한 크로스는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키퍼에 잡혔다. 될 듯 하면서 안 된 포항의 공격이었다.
후반도 다르지 않았다. 후반 26분 이명주의 강력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32분 고무열의 논스톱 슈팅은 빗맞았다.
산둥에 따른 행운은 포항에 오지 않았다. 페널티킥 선언도, 산둥의 퇴장 선언도 없었다. 오로지 실력으로 수적 열세와 2골차를 극복한 포항이었다. 그게 ‘스틸타카’의 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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