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서민교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이 선발 등판하는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호주 개막 2차전 경기 입장권을 구하지 못했던 구대성(45‧시드니 블루삭스)이 극적으로 티켓을 구해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 됐다. 구대성은 가장 쉬운 방법으로 티켓을 구할 수 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포기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감동을 더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만난 구대성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23일 열리는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4 메이저리그 개막 2차전을 볼 수 없게 됐기 때문. 이날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다.
↑ 지난 22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이 후배 류현진(LA 다저스)에게 아들에게 줄 모자에 사인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구대성은 주최측으로부터 개막전 티켓을 받았다. 호주대표팀 선수들에게 나온 티켓이었다. 그러나 웬걸, 23일 경기가 아닌 22일 개막전 경기 입장권이었다. 구대성은 “구단이 센스가 없는 걸 어떡하나. 일요일 경기를 줘야지 토요일 경기를 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대성은 류현진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을 직접 사려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자리가 좋은 비싼 좌석은 이미 매진이 돼 버린 것. 구대성은 “좋은 자리는 구할 수가 없더라. 외야 티켓은 남아 있었는데, 거기선 현진이 얼굴도 잘 안 보인다. 그러느니 그냥 안 보는 것으로 포기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류현진 선발 경기 입장권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직접 류현진에게 부탁하면 된다. 구단에 할당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구대성은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구대성은 “그런 이야기는 현진한테 하지 않았고,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그는 “현진이가 중요한 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는데 그런 걸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잘 던질 수 있도록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구대성은 22일 메이저리그 호주 개막전 경기를 보기 위해 아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다저스 더그아웃 바로 뒤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류현진의 경기는 볼 수 없지만, 아들과 함께 다저스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구대성은 류현진에게 응원의 의미로 호주 원주민의 부메랑과 쿠키를 선물로 전달했다. 구대성은 “아들이 내 사인은 필요 없어도 류현진 사인은 꼭 받고 싶다고 해서 왔다”며 “내 모자는 사지도 않더니 현진이 모자는 바로 사서 사인을 받더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구대성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구대성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MLBAM의 알렉스 피전(Alex Pigeon) 해외사업이사와 MLB 아시아 소셜 미디어를 운
구대성은 아들과 함께 류현진에게 직접 전수한 체인지업에 이어 커브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23일 다시 야구장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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