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정말 모르겠다.” 2014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묻자, 들려오는 답은 한결 같았다. 어느 때보다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다면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3연패를 한 삼성도 4연패는커녕 자칫 한 해 농사를 망칠지 모른다.
평준화에 대한 목소리가 많았다.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아 다른 구단의 전력에 대해 쉽게 입을 떼지 못했으나 대부분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만수 SK 감독은 “평준화로 강팀도 약팀도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초반부터 박 터지게 순위 다툼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삼성은 한국시리즈 4연패에 도전한다. 그러나 오승환이 떠나면서 절대강자의 이미지가 사라졌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올 시즌은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먼저 팀간 객관적인 전력차가 줄어들었다. 한화, NC, KIA,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전력을 강화했다.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구단은 지난해 가을야구 ‘구경꾼’이었다. 또한, 저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약점 보완과 함께 즉시전력감도 확보했다.
여기에 절대 강자였던 삼성이 완벽 마무리 오승환(한신)을 잃으면서 확실히 발톱이 빠진 인상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던 두산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 떠나면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러한 예상이 잘 나타난 게 시범경기다. 물론, 시범경기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그렇지만 본고사를 앞둔 수험생의 학습 능력 및 성취도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23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무승부가 10번 나왔다. 확률적으로 20%라는 높은 수치였다. 그만큼 팽팽했다는 것이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10경기가 무승부였다. 그만큼 올 시즌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즌이다”라고 말했다. 9개 구단 모두에게 기회도, 위기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무승부 비율만이 아니다. 순위 싸움을 봐도 그렇다. 시범경기 1위 두산은 4승 5무 2패로 승률 6할6푼7리를 기록했다. 최하위 롯데는 4승 1무 6패(4할)였다. 승차가 불과 2경기였다. 연승 혹은 연패만 곧바로 뒤집힐 수 있는 간극이다.
지난 시즌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KIA가 9승 2패로 1위를, 삼성이 2승 3무 6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두 팀의 승차는 5.5경기였다. 승률 4할을 넘지 못한 팀도 3팀(한화, 롯데, 삼성)이나 됐다.
하지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최하위 롯데도 승률 4할을 기록했다. 5할 안팎에서 피 터지는 싸움을 펼쳤는데, 그 연장선이 될 공산이 크다.
시범경기를 통해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팀은 확실히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외국인타자의 가
누구도 압도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구도 뒤처지지 않았다. 각자 뭔가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지만 강점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1강은 없다. 그리고 1약도 없다. 그저 9중만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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