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10실점은 기본. 우승후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오승환(32)의 소속팀 일본 한신 타이거즈가 바로 그렇다.
한신은 1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0-10으로 대패했다. 이로써 한신은 24년만의 홈 개막전 영봉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추가하며 1승3패를 기록, 센트럴리그 하위권으로 처지게 됐다.
↑ "고시엔 끝판왕" 오승환이 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천정환 기자 |
후지나미는 최고구속 153km의 직구를 앞세워 1회 2개의 삼진을 잡는 등 쾌투를 펼쳤지만 이닝이 거듭되면서 주니치 타자들에게 공략 당했고, 결국 6회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했다. 7회는 무실점으로 넘긴 후지나미는 투구수 104개에도 불구하고 8회 등판했고,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준 뒤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후지나미는 와다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130개를 채우고서야 교체됐다. 뒤이어 올라온 가네다 카즈유키가 승계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여 후지나미의 자책점은 6으로 늘어났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불펜 때문에 후지나미가 8회 무리한 등판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 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8회 7실점을 허용한 한신 와다 감독이 걱정스럽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천정환 기자 |
더구나 1일 홈 개막전에서는 타선까지 침묵하며 더욱 큰 근심거리를 안겨줬다. 이날 한신은 총 3안타를 뽑았는데, 그 중 하나는 투수 후지나미가 6회 친 2루타. 결과적으로 타자가 뽑은 안타는 2개라는 얘기다. 상대 선발 야마이 다이스케(36)가 호투를 펼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부상으로 빠진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30)의 공백이 눈에 띈 결과였다. 니시오카는 30일 요미우리전에서 뜬 공을 잡다가 우익수 후쿠도메 고스케(38)와 충돌하면서 갈비뼈·코뼈골절, 왼쪽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해 최대 4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계속되는 무기력한 패배에 오승환도 개점휴업상태다. 29일 요미우리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신고한 오승환은 팀이 대량실점하면서 등판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오승환의 등판횟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신을 출입하는 일본 기자들조차 “(한신은) 올해 우승후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냉정히 B클래스(리그 4위 이하)정도의 실력이다”라고 말할 정도. 한 일본 기자는 “한신에서 바라는 오승환의 40세이브가 실현되려면 50번 정도 등판
물론 오승환은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승부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자세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상대와의 대결에만 생각하겠다는 의미. 팀의 거듭된 대패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신의 경기력이 오승환을 돌부처가 아닌 망부석(望夫石)으로 만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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