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불혹을 바라보는 문태종(38‧창원 LG)이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그 분이 오신 날이었다. 철옹성을 자랑했던 울산 모비스의 수비 조직력도 어쩔 수 없었다.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LG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LG가 원정 첫 경기를 잡았다. 76-73, 3점차 짜릿한 승리. LG가 시리즈 2승1패로 한 발 앞섰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모비스의 수비는 LG의 파상 공격에 무너졌다. 그 중심에는 문태종 그리고 데이본 제퍼슨이 있었다.
↑ 창원 LG 해결사 문태종이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반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문태종은 슛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2쿼터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자 동료를 봤다. 골밑에 노마크로 있는 동료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로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다. 1쿼터 15점을 허용한 모비스가 2쿼터 문태종을 잡기 위해 나섰지만,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문태종이 쉬면 제퍼슨이 코트를 장악했다. 제퍼슨의 돌파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제퍼슨은 상대의 수비 블로킹을 스텝과 바디체킹으로 절묘하게 피하며 득점 본능을 발휘했다. 전반에만 12점. 밖에서 문태종이 던지고 안에서 제퍼슨이 밀어 넣는 환상의 득점 콤비였다.
승부는 사실상 3쿼터에 갈렸다. 문태종과 제퍼슨의 전반 활약의 효과가 나왔다. 김시래와 박래훈 등 가드진에 득점 찬스가 생겼다. 김시래는 3점슛 1개를 포함해 9점을 집중시켰고, 박래훈의 결정적 3점포도 터졌다. LG는 58-42, 16점차까지 리드했다.
LG는 4쿼터 초반 양동근이 살아난 모비스의 거센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60-51로 쫓겼다. 자칫 흐름을 빼앗길 수 있는 위기. 그러나 LG에는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이 있었다. 문태종은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내 모두 성공시킨 뒤 사이드에서 3점슛을 다시 림에 꽂았다. 점수는 다시 65-51, 14점차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 승리를 확정한 4번째 3점슛이었다.
모비스의 저력은 LG를 마지막까지 압박했다. 경기 막판 양동근의 3점슛 잇따라 터지면서 64-70으로 6점차까지 추격전을 벌였다. 67-73으로 패색이 짙던 종료 1분여 전 양동근의 3점포가 터진데 이어 종료 38초 전 양동근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지원이 동점 3점슛을 터뜨리며 73-73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거짓말 같은 극적인 동점 상황이었다.
그러나 LG는 제퍼슨이 해결사로 나섰다. 제퍼슨은 겹겹이 둘러싼 모비스 수비벽을 뚫고 극적인 중거리슛을 림에 꽂았다. 로드 벤슨을 앞에 두고 던진 환상적인 페이드어웨이 슛이었다. 모비스는 마지막 공격 찬스에서 함지훈이 결정적인 패스 미스로 실책을 저지르며 마지막 역전에 실패했다.
문태종은 이날 양 팀 최다 득점인 25점 3어시스트를 쏟아부었다. 3점슛 성공률은 100%(4/4개
반면 문태종과 제퍼슨을 막지 못한 모비스는 홈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7점을 폭발시킨 양동근이 19점, 문태영과 함지훈이 각각 21점, 12점으로 분전했지만 전세를 뒤집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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