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서민교 기자] SK 와이번스의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이만수(56) SK 감독도 의외의 성적에 반색이다. ‘생각대로’가 아닌 생각 외로 초반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 덕분이다.
SK는 12일 현재 12경기를 치른 가운데 8승4패로 승률 0.667을 찍으며 9개 구단 가운데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위닝시리즈 두 차례 등 가장 안정적으로 초반 상승 페이스를 끌고 가고 있다. 시즌 초반 탐색전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
↑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2014 프로야구 초반 판도의 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SK는 승률 0.667로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감독이 꼽은 대표적인 의외의 선수가 박정권이다. SK에서 페이스가 가장 좋다. 박정권은 42타수 14안타 2홈런 11타점 10득점으로 타율 3할3푼3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감독은 “박정권은 원래 시즌 후반에 올라오는 선수다. 시범경기 때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안타를 치더니 그게 이어지고 있다”며 “박정권이 초반부터 잘해주니까 1위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박정권 효과뿐이 아니다. 박정권을 포함해 박진만 이재원 김성현이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고, 조동화와 나주환도 SK를 이끄는 의외의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은 최정이 부진한 가운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이재원은 20타수 10안타로 타율이 5할에 이른다. 대타로 출전해 엄청난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더 경이롭다.
이 감독은 “조동화도 잘해주고 있고, 이재원은 정말 대단하다”며 “대타로 나가면 공이 더 빨라 보이고 타격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데 정말 잘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 라이온즈전은 최근 SK가 왜 1위를 달리고 있는 지 보여준 단적인 경기였다. 2-2인 9회초 박진만의 2루타에 이어 조동화의 결승 희생플라이, 김성현의 대주자 성공 등 삼박자가 딱 들어맞았다. 이재원은 8회초 루크 스캇의 부상 교체로 대타 출전해 또 안타를 때려냈다.
스캇의 존재감도 SK의 상승 요인이다. 스캇은 홈런 4개를 포함해 타율 2할6푼3리에 머물러 있지만, 팀에 녹아들어 SK 야구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이 스캇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감독은 “스캇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타석에서 성급하지 않고 인내를 잘 하더라. 외국인 타자는 막 치려고 하는데 스캇은 다르다”며 “특히 뒤에 박정권이 잘해주니까 더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SK 타선의 의외성 뒤에는 든든한 마운드도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돕는 불펜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사실 SK의 선두 비결은 의외성이 아니다. 안정적인 투타의 조화가 시즌 초반 혼전 양상인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의 흐름을 깨고 가장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이유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