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의 깜짝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19세 소년 심제혁은 프로 데뷔 첫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며 최용수 감독을 춤추게 했다. 최용수 감독이 ‘깜놀(깜짝 놀랐다의 줄임말)’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심제혁은 서울의 유스인 오산고를 졸업하고 갓 프로에 들어온 ‘새내기’다. 그런데 프로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30일 FA컵 32강 인천전에 선발 출전해 1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골문을 열었다. 심제혁의 활약 속에 서울은 인천을 꺾고 FA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 서울의 심제혁(오른쪽)이 30일 FA컵 32강 인천전에서 전반 1분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상암)=한희재 기자 |
3일 전 베스트11에 포함시켰을 정도로 일찌감치 기회를 부여받은 심제혁이었다. 그리고 구리의 루니로 불린 그는 어떻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크게 만족했다. 최용수 감독은 “치열한 내부경쟁을 하고 있는데 희망을 봤다. 그동안 선수 운용의 폭이 소극적이었던 내가 언제 19세 선수를 써볼까. 겁이 없는 선수인데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 넘치게 잘 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심제혁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심제혁은 “감독님께서 평소 (깜놀 같은)그런 말씀을 안 하시는데 신기하다”라고 운을 뗀 뒤 “데뷔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생각지도 않게 골을 넣었다. 그 골로 자신감이 생겨서 잘 풀렸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심제혁(오른쪽)이 30일 FA컵 32강 인천전에서 전반 1분 선제골을 넣은 후 최용수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상암)=한희재 기자 |
첫 골 때문일까. 자신감과 패기는 넘친다. 심제혁은 “형들이 도와준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켜봐 달라”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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