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정성룡(29·수원)이 돌아왔다. 부진을 털어내고 국가대표 주전 수문장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3일 K리그 클래식 전북전은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마지막 점검 무대였다. 오는 8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경기였다. 그리고 정성룡은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수원은 전북을 1-0으로 꺾고 4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전북전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 행진도 이어가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 정성룡은 최근 공식 6경기에서 3실점만 허용했다. 그리고 4경기가 무실점이었다. 신들린 선방 속에 안정감을 되찾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최강희 전북 감독이 준비한 전략을 제대로 펼치기도 전에 한방을 날린 고차원의 활약은 컸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엑기스 같은 선수다. 중요한 순간마다 제 몫을 다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더 큰 칭찬을 받은 이는 정성룡이었다. 정성룡은 전북의 무수한 슈팅을 막아냈다. 특히, 전반 24분 한교원이 날린 회심의 슈팅을 막아낸데 이어 후반 49분 카이오의 헤딩 슈팅마저 몸을 날려 쳐냈다. 실질적인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정성룡은 전북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해 FA컵 포함 공식 12경기에서 11실점을 해 경기당 평균 실점률을 0점대로 낮췄다.
지난해 시련을 겪었던 정성룡은 케첩을 먹지 않는 등 식습관을 바꾸면서까지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경기 전 파워를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 초콜릿을 섭취하고 있다. 몸에 좋고 나쁘다는 걸 가려내는 등 몸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노력과 의지가 좋은 경기력과 좋은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성룡은 최근 공식 6경기에서 3실점을 했는데 무실점이 4번이었다.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수원의 4월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거와 기록 비교를 해도 정성룡의 달라진 점은 잘 드러난다. 그에겐 최악의 한 해일수도 있는 지난해 초반 K리그 클래식 11경기에서 11실점을 했다. 올해와 같다. 그렇지만 무실점 경기가 2번으로 올해의 6번과는 큰 차이다.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발돋움을 한 4년 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본선 대비 최종 소집되기 전까지 뛴 K리그 11경기에서 10실점을 했다. 4골(2010년 5월 5일 서울전)을 허용한 적도 있었다. 무실점은 5점이었다. FA컵을 제외한 K리그 클래식 기준으로 해도 같은 수치다.
그만큼 정성룡의 컨디션이 좋
정성룡은 다시 ‘거미손 장갑’을 끼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 지난해 안 좋은 아픔은 이미 잊었다. 국가대표 주전 수문장이었던 정성룡다운 안정감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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