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농구에 정통한 애런 헤인즈(33)가 남자농구대표팀 귀화선수로 최종 확정 단계를 밟고 있다. 이미 90% 이상 결정을 내린 뒤 최종 계약만 남겨두고 있다. 파격적이다.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2014 농구월드컵(8월30일~9월14일·스페인)과 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난항을 겪던 귀화선수 문제가 해결 단계로 들어서면서 파격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 KBL에서 6년 간 뛴 애런 헤인즈가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귀화선수로 최종 확정 단계를 밟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문태종이 빠진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LG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험과 기량에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해결사로 꼽혔다. 유재학 감독도 지난 시즌 문태종을 극찬하면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대표팀에서 문태종을 활용할 전술까지 마련했다. 소속팀 포워드 문태영(36‧울산 모비스) 대신 문태종을 뽑은 것만으로도 문태종에 대한 강한 애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문태종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유는 하나다. 귀화선수 추진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국대위는 무게감 있는 외국선수로 귀화를 추진했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가능성 있는 일부 외국선수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성사가 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국대위는 차선책으로 KBL 출신 외국선수로 눈을 돌렸다. 후보군에 헤인즈를 비롯해, 코트니 심스, 로드 밴슨, 데이본 제퍼슨 등을 귀화선수 후보로 올려놓고 추진했다. 에이전시와 50%의 확률을 놓고 조율하던 국대위는 최종적으로 헤인즈가 귀화에 적극적이라는 통보를 받고 논의 끝에 헤인즈로 최종 결정을 했다. 현재 헤인즈의 귀화를 90% 이상 확정한 상태다.
헤인즈는 한국 농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외국선수로 평가받는다. 2008-09시즌 처음으로 KBL 무대를 밟은 뒤 6년 간 뛰었다. KBL에서 뛴 외국선수로는 역대 5번째로 5000득점을 돌파했다.
헤인즈는 201cm, 90kg의 포워드다. 신체조건과 포지션을 따지면 높이가 절실한 대표팀에 꼭 맞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농구 센스가 넘치고 득점력이 뛰어나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독보적인 스코어러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농구의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짧은 합숙훈련 기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유재학 감독과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신인 가드 김민구(전주 KCC)와의 충돌로 국내 팬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헤인즈가 이번 귀화를 적극적으로 원했던 이유도 한 순간의 실수로 망가진 자신의 이미지 회복을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헤인즈는 이번 귀화 추진 과정에서 “KBL에서 뛰면서 많은 것을 이뤘다.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일로 비난을 많이 받기도 했다. 그래서 더 한국 농구에 공헌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농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익근무 중인 하승진도 이번
앰버 해리스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는 여자농구에 이어 남자농구도 헤인즈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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