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33)의 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열리는 농구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파격적인 카드다. 그러나 헤인즈 귀화에 대한 여론은 갑론을박이다. 왜 헤인즈일까.
헤인즈의 귀화 추진은 90% 이상 진행됐다. 서류 절차만 끝나면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귀화선수 자격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다. 그동안 귀화한 혼혈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던 사례는 있지만, 외국선수가 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한 적은 없다.
↑ 지난 1월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전주 KCC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김민구 고의 충돌로 물의를 일으킨 SK 헤인즈가 KCC 김민구를 찾아가 공식 사과를 했다. 김민구는 헤인즈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사진=MK스포츠 DB |
뒤늦게 이상범 대표팀 코치를 해외로 파견했으나 빈손으로 돌아왔다. 당시 이 코치는 “너무 늦어 전혀 논의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음만 사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국대위는 차선책으로 KBL에서 활약한 외국선수로 눈을 돌렸다. 헤인즈를 비롯해 코트니 심스, 로드 벤슨과 접촉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헤인즈를 낙점했다. 헤인즈도 귀화에 거부감 없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외국선수 귀화 영입을 전제로 할 때 과연 헤인즈의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현재로서는 헤인즈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상황이다. 그만큼 귀화선수 영입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간도 없었고 귀화 자체를 선호하는 선수도 못 찾았다. 이름값 있는 선수를 찾아 거액의 돈을 들인다고 하더라도 한국 귀화 설득은 쉽지 않다.
헤인즈는 2008-09시즌부터 6년간 KBL에서 뛰었다. 백업부터 주전까지 경험하며 서울 삼성, 울산 모비스, 창원 LG, 서울 SK 등 4개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다양한 한국 농구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기량 발전을 이룬 선수다. 특히 2011-12시즌에는 SK에서 뛰며 평균 27.6득점을 했다. 출전 시간에 상관없이 득점력에 있어서는 검증이 끝난 선수다.
문제는 포지션이다. 헤인즈는 포워드다. 201cm, 90kg의 체격조건은 국내선수들과 비교해 월등하지 않다. 압도적 신장의 정통 센터가 절실한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여건에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고 있는 빅맨은 물론 유럽 선수의 귀화 추진은 어렵다. 어설픈 빅맨보다는 국내 적응이 빠른 스코어러가 더 낫다. 후보군에 올랐던 심스와 벤슨은 빅맨이지만 아시아 시장에 나간다고 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다. 포스트업과 슈팅력 모두 애매하다.
헤인즈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약점은 있지만,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한국의 전통적인 조직농구를 살리면서 팀에 융화될 수 있는 선수다. 개인기와 탄력을 갖춰 다양한 공격 루트와 옵션을 소화할 수 있다. 3점슛 능력은 떨어지지만, 중거리슛에 대한 감각은 뛰어나다. 귀화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팀 전력이 좌우될 위험도가 낮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국내선수들과의 원활한 관계와 융화다. 헤인즈는 국가대표 15명 엔트리에 발탁된 가드 양동근(모비스), 김선형(SK)가 호흡을 맞췄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과도 모비스 시절 인연이 있다. 지난 시즌 김민구(KCC)를 고의 가격하면서 맹비난을 받았으나 헤인즈가 공식 사과를 한 뒤 둘은 코트에서 화해를 통해 어느 정도 풀었다. 특히 헤인즈가 귀화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서 많은 것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 농구에 어
공익근무를 마친 뒤 대표팀 합류가 유력한 하승진(KCC)의 존재감도 헤인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헤인즈는 하승진을 비롯해 오세근(KGC) 김종규(LG) 이종현(고려대) 등 국내 빅맨들을 살릴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현재 풀에서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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