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역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다. 일본 무대 적응을 마치자 ‘끝판대장’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2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7-6으로 앞선 9회말 한신의 5번째 투수로 등판,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삼진 2개를 잡으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세이브를 올렸다. 또 평균자책점을 1.47에서 1.40으로 내렸다.
이날 세이브 추가로 오승환은 캄 미콜리오(30·히로시마)와 함께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공동이긴 하지만 오승환이 구원 선두가 된 것은 일본 진출 첫 해인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 오승환이 마침내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공동선두로 나섰다. 한국인 최초 일본야구 구원왕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제 오승환의 구원왕 등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미콜리오와 동률을 이뤘고, 3위 요미우리의 스캇 매티슨과는 4세이브 차로 벌렸다. 미콜리오가 왼발 내전근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오승환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19경기 만에 11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오승환은 11차례의 세이브기회를 모두 놓치지 않았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한신이 남은 98경기에서 오승환에게 25번의 세이브 기회를 준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오승환은 약 34세이브 정도를 올리게 된다.
물론 한신의 팀 성적이 중요하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만 기록할 수 있는 세이브의 특성상, 한신이 많은 승리를 거둬야 오승환에게 세이브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구원왕 등극을 위해서는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스승 선동열(51) KIA 감독이다. 선 감독은 주니치에서 뛰던 1997년 1승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28을 기록하며 사사키 가즈히로(당시 요코하마)와 세이브 동률을 기록했지만 당시 일본은 구원승을 합친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결정했기 때문에 구원승에서 밀린 선 감독은 사사키에게 구원왕 타이틀을 아쉽게 내주고 말았다. 오승환이 구
또 절친한 선배인 임창용(38·삼성)의 아쉬움도 덜어낼 수 있다. 임창용은 2010년 35세이브로 구원부문 2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한국 세이브 기록을 보유한 오승환이 앞서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선배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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