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캡틴, 오 마이 캡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38)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롯데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성환의 은퇴를 알렸다. 올 시즌 주로 2군에 머무른 조성환은 1군 6경기에 나가 7타수 무안타를 기록중이다. 조성환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물론 조성환을 그라운드에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하다. 영원한 캡틴의 퇴장이기 때문이다. 충암고와 원광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9년 롯데에 입단한 조성환은 쭉 롯데 한 팀에서 선수생활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그에게 붙은 별명은 ‘영원한 캡틴’, ‘정신적 지주’와 같은 것들이었다. 물론 돋보이는 친화력으로 선수단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였기에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 롯데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롯데는 16일 조성환의 은퇴를 알렸다. 1999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은 조성환은 올 시즌 6경기 출전해 7타수 무안타로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는 미련없이 선수생활을 정리, 전력분석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2004년 프로야구를 휩쓸고 지난 병역비리파동에 연루돼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됐다. 그에겐 시련이었다. 그가 떠난 롯데는 계속 암흑기에 머물러 있었다.
2008년 다시 롯데로 복귀한 조성환은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로 자신의 2번째 3할 타율을 기록했고, 롯데도 8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조성환의 진가는 눈에 드러나는 기록만이 아니었다. 당시 주장이었던 정수근의 음주폭행 사건이 터지자 조성환이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수습했다. 이때부터 ‘영원한 캡틴’이라는 수식어가 그에게 붙었다.
2009년에는 다시 위기가 닥쳤다. 4월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상대 선발 채병용이 던진 투구에 관자놀이를 맞아 골절이 되는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조성환은 오뚝이였다. 중상에도 불구, 76경기 출전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타율 3할3푼7리로 타격 3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 그해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때 MK스포츠와 마주한 조성환. 당시 그는 "사물놀이를 보러 갔다가 ‘즐겁게 뛰어 놀았으니 하루 마무리 잘했다’라는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캠프는 뜻 깊었다는 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과거 조성환은 “가슴에 박힌 롯데 로고에 자부심을 느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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