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쿠이아바) 이상철 기자] 단단했다. 그러나 지속력은 떨어졌다. 걸어 잠근 알제리 수비는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5일 뒤 알제리를 만나는 한국으로선 희망을 품었다.
알제리가 18일 오전(한국시간) ‘톱시드’ 벨기에의 혼을 뺐다. 견고한 수비로 69분까지 벨기에를 괴롭혔다. 하지만 후반 25분 이후 무너졌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의 꿈도 날아갔다.
이변은 없었다. 다소 고전을 했으나 벨기에가 결국 웃었다. 알제리는 벨기에에게 패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 벨기에가 무너뜨린 알제리 수비, 철벽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69분 동안은 벨기에도 뚫기가 쉽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나 알제리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막강 화력을 지닌 벨기에를 상대로 ‘수비축구’ 카드를 꺼냈다. 수비를 두껍게 해 벨기에의 공세를 차단한 후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시쳇말로 걸어잠갔다. 그러나 그게 단순히 수비만 하는 축구가 아니었다.
후반 25분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알제리 수비는 분명 단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메자니(발랑시엔)이 내려가 수비라인을 더욱 단단히 했다. 미드필더라인도 한 발 뒤로 물러서면서 겹겹이 쌓았다. 간격은 매우 좁았고 알제리 선수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벨기에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앞으로 패스를 줄 곳이 없으니 벨기에는 뒤에서 발만 동동 굴리며 답답해했다. 벨기에가 자랑하는 루카쿠(에버튼), 아자르(첼시)는 꽁꽁 묶였다. 볼 터치도 거의 없었다. 간혹 볼이 전달돼도 금방 뺏겼다. 알제리는 2,3명의 선수가 커버 플레이를 펼쳐 막았다. 하나의 팀으로 완벽하게 조련됐다. 그렇게 알제리 뒷문은 견고했다.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의 질식수비였다.
하지만 구멍이 아주 없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 알제리 수비 조직력은 느슨해졌다. 틈이 생겼고 이를 놓치지 않은 벨기에였다. 특히, 알제리 수비는 제공권에 문제를 드러냈다. 194cm의 미드필더 펠라이니를 번번이 놓쳤다.
오는 23일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알제리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한국으로선 벨기에를 통해 ‘영감’을 얻었을 터다. 제공권을 적극 활
그러나 알제리가 무너지기 전까지, 즉 69분 동안 펼친 수비력을 무시하면 안 된다. 벨기에 같이 개개인의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난이도 높은 성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쉽게 담을 넘고 무너뜨릴 수 있는 정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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