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공격에서 반 페르시의 공백이 꽤 컸던 경기였다. 경험이 다소 부족한 네덜란드 수비진은 칠레의 닥공 전략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루이스 반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칠레와의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후반 32분 페르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47분 역습 상황에서 로벤의 돌파에 이은 데파이의 추가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그러나 조 1위(3승)로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컸던 경기였다.
↑ 네덜란드는 완승을 거뒀지만, 반 페르시의 공백을 지울 수 없었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
경기는 대체로 칠레가 공격을 이끌었다. 네덜란드는 최전방 공격수 반 페르시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해, 로벤 혼자서 분전했다. 로벤은 전반 40분 장기인 단독 드리블 돌파로 가끔씩 날카로운 공격을 가하긴 했지만,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 혼자 경기 모두를 지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덜란드의 입장에선 이날 칠레의 공세를 역이용하는 역습위주의 공격형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반 페르시가 있었다면, 공격 부담을 덜었을 네덜란드였다. 이날 앞선에 배치된 렌스는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다. 네덜란드의 공격 중 교체 효과만큼은 기가 막혔다. 지난 호주와의 2차전 결승골을 뽑아낸 데파이는 후반 투입돼서 또 골을 뽑아냈다. 후반 30분 이후부터 막판까지 이어가는 집중력도 칭찬할 만했다.
그러나 앞서 두 경기에서 보여줬던 폭풍 같이 몰아치는 공격은 없었다. 네덜란드는 조 1위를 유지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게다가 16강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하며 전술변화까지 시험했다. 그렇지만, 플랜B의 활약이 미미해 향후 반할 감독의 전술변화의 폭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반 페르시의 공백은 그만큼 컸다.
반면 2위 칠레는 쫓아가는 입장에서 거센 공격을 가했다. 이른바 ‘닥공’으로 젊은 네덜란드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특히 산체스는 종횡무진 활약으로 네덜란드 문전을 누볐다.
네덜란드는 로벤의 개인 기량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뽑아내며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챙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다만 반 페르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경기를 지배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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