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홈런도 아니었다. 잘 던지던 찰리 쉬렉(NC 다이노스)의 발목을 잡은 건 바로 동료들의 실책이었다.
찰리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볼넷 3개만을 내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14년만에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던 찰리는 이날은 홈런 2방 포함 7피안타, 볼넷 1개 등으로 9실점하며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NC도 대량실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0-9로 패해 4연패 수렁에 빠지게 됐다.
찰리의 이날 자책점은 1. 실점과 자책점의 차이는 바로 수비 실책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찰리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유도한 찰리는 2회도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는 삼진 2개와 2루땅볼로 마무리했다. 3이닝 퍼펙트에 12이닝 연속 노히트 기록.
하지만 4회 1사 후 전준우와 4구 승부 끝에 중월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연속이닝 노히트 기록은 깨졌다. 그래도 찰리의 투구에는 힘이 넘쳤다. 후속타자 손아섭을 1루 땅볼,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흔들리지 않았다.
문제는 5회였다. 찰리가 못 던진 것 보다 2개의 수비실책이 대량실점의 빌미가 됐다. 선두 박종윤이 투수 왼쪽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포문을 열었지만 후속타자 황재균의 3루 강습타구를 3루수 모창민이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하며 1,2루 위기가 찾아왔다. 이어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지만 찰리는 신본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돌렸다. 그러나 이승화의 기습번트 때 찰리가 몸을 던져 잡았지만 3루주자 박종윤이 홈에서 세이프되며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다. 모창민의 수비 실책이 아쉬운 순간.
그러나 그 다음 나온 실책이 더욱 아쉬웠다. 다음타자 정훈이 1루쪽에 강한 타구를 날렸는데 수비하던 1루수 테임즈의 몸을 맞고 뒤로 튀었다. 다행히 2루수 박민우가 타구를 잡았지만 1루수 테임즈가 곧바로 1루로 들어가지 않고 머뭇거리는 사이 정훈이 1루에서 살았고, 3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아 0-3으로 점수는 벌어졌다. 1사 만루 위기도 계속됐다.
어이없는 실책 2개가 나오자 찰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준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얻어 맞았고, 손아섭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0-8까지 벌어졌다. 찰리는 최준석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박
결국 찰리는 황재균의 적시타 이후 마운드를 고창성에게 넘겼다. 고창성이 다음타자 강민호를 2루땅볼로 처리하며 길고 긴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찰리의 한국 무대 최다 실점 경기의 악몽은 쉽게 지워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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