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르헨티나가 독일,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경사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쁜 건 메시 의존증을 어느 정도 탈피했다는 것이다.
메시(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혹평이 끊이지 않았다. 메시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메시는 16강까지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그의 공격포인트에 의해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단순히 슈퍼스타의 힘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팀으로서 완성도가 떨어졌다. 메시를 뒷받침해줘야 할 선수들이 하나같이 부진했다. 특히, 공격진이 그러했다. 아구에로(리버풀)는 부상이고 이과인(나폴리), 디 마리아(레알 마드리드), 라베시(파리 생제르망), 팔라시오(인터 밀란) 등은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 경기를 할수록 메시의 외로움은 더욱 커졌다.
↑ 아르헨티나는 메시 원맨팀이었다. 하지만 메시가 침묵하고도 아르헨티나는 이겼다. 불완전했던 팀도 서서히 완성도를 갖춰갔다. 사진은 결승골의 주인공인 이과인. 사진(브라질 브라질리아)=AFPBBNews = News1 |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와 함께 MOM(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메시는 침묵했다. 전반 28분 기가 막힌 전진 패스와 전반 38분 위협적인 프리킥 슈팅을 날렸으나 예의 날카로움은 분명 아니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골키퍼와 1대1 찬스도 놓쳤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폭발하지 않고도 승리했다. 메시 없이도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메시의 그늘에 가려 철저히 민폐 캐릭터로 그려졌던 이들이 힘을 냈다.
공격에서는 이과인이 마침내 골 맛을 봤다. 이과인은 최전방 공격수의 책임을 졌지만 단 1골도 넣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과인의 골만 터져도 보다 평탄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였다. 조국을 가시밭길로 가게 만들었던 이과인은 전반 8분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디 마리아의 패스가 수비수를 맞고 살짝 튀어오르자 180도 몸을 틀면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벨기에의 자랑인 골키퍼 쿠르투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 한 번 못 써본 완벽한 골이었다.
허벅지 부상 탓에 전반 38분 만에 교체 아웃됐지만 결승골의 시발점이 된 디 마리아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16강 스위스전에서 무수히 많은 찬스를 날렸던 그는 한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에 활기를 심어줬다.
이과인, 디 마리아 외에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기세등등했던 벨기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아자르(첼시)는 꽁공 묶였다. 벨기에가 이토록 힘 한 번 못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메시에 대한 지나친 의존증과 팀으로서 불완전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매번 불안했다. 하지만 그간의 우려를 모두 씻어냈다. 아르헨티나도 이제 브라질, 독일 못지않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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