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덥다, 더워.’ 후끈 달아오른 7월의 그라운드, 갑자기 실책이 늘었다.
5일까지 7월의 첫 주, 18경기에서 33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경기당 1.83개.
6월말까지 경기당 1.46개, 타고투저가 몰아친 6월 월간 기록도 1.40개를 지켰던 수치가 달이 바뀐 첫 주에 30% 점프했다.
↑ 5일 목동경기서 넥센 서건창이 3개 베이스를 달리는 동안, KIA 수비진은 단 한번의 송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5일 잠실 삼성전을 0-6으로 졌지만, 두산 송일수 감독은 결국 1회의 첫 실점이 못내 쓴 맛으로 남았다. 3루수 최주환이 살짝 미끄러지면서 뒤로 빠뜨린 공이 빌미가 됐던 1점을 경기후 가장 먼저 한탄했다.
장군멍군을 주고 받았던 목동경기의 승부가 갈린 6회, 넥센의 마지막 점수는 KIA 수비진의 릴레이 실책 2개가 도왔다. 볼넷으로 출루한 넥센 서건창의 2루 도루 때 KIA 포수 이성우의 송구가 뒤로 빠진 것이 재앙의 시작. 공이 흐르자마자 벌떡 일어나 3루로 내달린 주자의 기세에 깜짝 놀랐는지 중견수 박준태의 송구 역시 흔들렸으니 서건창은 주저 없이 홈까지 파고 들었다. 홈을 향했던 한발 늦은 마지막 송구까지 1루 더그아웃 쪽으로 달아난 것은 보너스 장면. 눈 깜짝할 새 세 번의 송구를 모조리 실수하는 KIA 수비진의 모습은 더그아웃 선동열 감독의 얼굴을 벌겋게 달게 했다. '상황 반응 속도' 0초에 수렴했던 서건창의 센스가 KIA 수비진을 홀렸다고 할 밖에.
부산경기에서는 SK가 실책과 끝내기 폭투까지 섞어 9회말에만 3실점, 롯데에게 8-7의 역전승을 안겼다.
무더위와 함께 기록된 실책 개수도 증가했지만, 사인이 맞지 않는 수비, 낙구 지점 미스 등의 아쉬운 장면들 역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투구, 타격과 달리, 상대적으로 수비는 슬럼프가 없는 기량으로 꼽힌다. 문제는 집중력과 피로도.
6월까지 극심한 타고투저가 이어진 이번 시즌은 다득점 경기, 장시간 경기가 많았다. 각팀 주축 선수들의 피로감이 더 일찍 찾아왔다는 관측이 있다. 개막 3개월을 넘게 달리면서 부상 선수들이 생기고 각팀 라인업의 자리바꿈이 늘어나는 것도 실책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실책은 흔히 전염된
집중력과 피로도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면서 ‘실책의 늪’을 피해 무더위를 돌파해야 하는 과제가 중요해졌다.
[chicle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