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1998년 프로에 입문한 후 1군에서 1625경기를 뛴 김동주(38·두산 베어스). 그는 지금 1군에서의 한 경기가 간절하다. 선수 생활 후반부를 ‘두목곰’답게 마무리하는 것이 꿈이다. 선수로서 그리 많은 시간이 남은 것은 아니다.
김동주는 9일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주 초 구단을 찾아 두산에서 쓸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떠밀리듯 2군에서 은퇴하는 김동주가 아닌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뛰는 김동주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야구 선수로서 현재의 기량과 컨디션에 자신이 있다. 뛸 수 있는 준비는 마쳤다.
↑ 김동주가 지난 7월1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14 퓨처스리그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송구를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김동주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산 프런트는 느긋했다.
두산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은 9일 당초 예정돼있던 구단 내부 교육 일정을 위해 2군 숙소가 있는 이천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날 김동주와의 만남은 없었다.
두산은 김승호 운영부장이 전반기가 끝난 후 김동주를 만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두산은 당초 일정대로 김동주와의 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의 면담 요청을 기다릴 수도 있다.
느긋했던 프런트와 달리 송일수 두산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김동주에 대한 질문들 때문에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송일수 감독은 “팀이 필요하면 부르는 것이다. 지금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안 부르는 것이다. 지금 1군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
이어 송 감독은 “김동주가 슈퍼스타이고 팀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한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두산은 한 명이 아닌 팀이라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다”고 설명했다.
김동주가 어렵게 말을 꺼낸 날. 선수, 프런트, 감독. 세 주체는 서로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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