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독수리’ 최용수 FC 서울 감독의 발톱이 FA컵을 향하고 있다. 감독대행 포함 서울을 맡은 뒤 4번째 시즌, FA컵의 한(恨)을 풀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최용수 감독은 또 한 명의 ‘난 놈’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K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지도했다. 말 그대로 승승장구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킬레스가 있다. FA컵이다. 서울은 전신인 안양 LG의 1998년 FA컵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도 그 기나긴 FA컵 무관을 끊지 못했다.
그에겐 한이 서려있는 FA컵이다.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열린 1996년 FA컵에서 안양은 첫 판(16강 울산전 1-2 패)에서 탈락했다.
↑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FA컵과 인연이 없다. 올해는 그 아쉬움을 풀겠다는데 앞으로 세 번만 더 이기면 가능하다.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1999년 준결승, 2000년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역 시절 최용수 감독과 FA컵은 인연이 없었다. 감독이 된 뒤에도 다르지 않았다. 8강(2011년)-16강(2012년)-8강(2013년)에서 그의 도전은 멈춰야 했다. 8강이 그에겐 벽이었다.
연이은 좌절은 도전의식을 더욱 일깨우게 한다. 쓰러지고 또 쓰러질수록 최용수 감독의 오기도 커져갔다. 이미 K리그 정상에는 그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서울은 16년 만에 FA컵 우승을 노리는데 서울보다 최용수 감독의 의지가 더 강하게 느껴질 정도다. FA컵 32강과 16강을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FA컵 무관 세월을 끊어야 한다. 우승트로피를 꼭 한번 들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위태로웠지만 인천에 이어 포항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FA컵을 2연패했으며 현재 K리그 클래식 1위다. 또한, 포항에 약했던 서울이다. 하지만 서울은 달라진 면모 속에 서울극장을 연출하며 포항을 밟고 8강에 올랐다.
난적을 잇달아 이기면서 선수단은 고취됐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FA컵 우승에 대한 목마름도 커 동기부여도 잘 되어있다. 관문도 이제 많지 않다. 앞으로 세 번만 이
최용수 감독은 포항전 승리 이후 FA컵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욕심이 아니다. 마땅히 노려야 할 우승트로피다. 누구보다 더 그 우승트로피를 품고 싶어하는 독수리다.
FA컵 8강은 오는 8월 13일 열린다. 최용수 감독에겐 마(魔)의 FA컵 8강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한을 풀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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