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60승 고지에 선착한 독보적 1위 팀 삼성 라이온즈에는 올 시즌 게임메이커가 두 명이나 존재한다. ‘국민타자’ 이승엽(38)과 ‘천재’ 채태인(32). 이들은 중요한 상황마다 타점을 올리며 삼성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승엽과 채태인은 지난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도 게임메이커로서의 능력을 톡톡히 증명해냈다.
↑ 8일 대구 롯데전 승리의 두 주역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승엽은 8회말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채태인은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만들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동생’ 채태인도 결정적인 한 방을 과시했다. 9회말 1사 만루서 등장한 4번타자 채태인은 선구안을 발휘해 볼을 골라내며 상대투수 김승회를 괴롭혔다. 채태인은 6구 승부 끝에 타구를 좌중간으로 보내며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10-9로 승부를 결정짓는 시원한 한 방. 채태인은 자신의 손으로 오랜 시간 벌인 두 팀의 타격전을 마무리 지으며 이날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승엽과 채태인의 8일 경기 성적은 도합 10타수 5안타(1홈런 포함) 4타점으로, 팀이 낸 10점의 절반가량이 이들 손끝에서 나왔다. 누가 와도 못 당해낼 것 같았던 맹활약이었다.
통합 3연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11~2013 시즌 동안 삼성에서는 매년 리그 1위 결승타의 주인공들이 배출됐다. 한 명의 타자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매년 꼬박 두 명 이상의 게임메이커가 존재해왔다. 이는 결정적인 한 방을 갖춘 타자가 즐비한 삼성 타선의 저력을 보여주는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통합 3연패의 포문을 열었던 2011 시즌에는 최형우가 18개의 결승타로 리그 1위에 랭크됐다. 이어 14개를 친 박석민이 팀 내 2위이자 리그 3위에 올랐다. 2012 시즌에는 이승엽과 박석민이 13개의 결승타로 공동 1위에 올라 리그를 양분했다. 2013 시즌에는 15개의 최형우가 결승타 부문 리그 1위에, 10개의 이승엽이 리그 공동 7위이자 팀 내 2위의 결승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이 결승타 부문에서 이승엽과 채태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승엽이 13개의 결승타를 만들어내며 1위에, 그 바로 뒤를 8일 끝내기 안타를 비롯해 11개의 결승타를 기록한 채태인이 잇고 있다. 지난 2011 시즌부터 번갈아가면서 3~6번타자를 맡고 있는 이승엽&
기존 영웅 이승엽과 새롭게 떠오른 영웅 채태인이 이끄는 삼성 타선. 한 팀에 한 명 있기도 힘든 두 게임메이커들의 활약을 한 데 모아놓은 삼성은 오늘도 압도적인 모습으로 통합 4연패를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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