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역삼) 안준철 기자]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은 용마고 김민우(19)에게도 해당됐다.
이 어린선수는 올해 고교 최대어다. 187cm 97kg 체격을 지닌 우완 정통파인 김민우는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9승 1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76⅓이닝 동안 39피안타 70탈삼진 21사사구(16볼넷)의 성적을 올리며 구위와 제구력을 모두 갖춘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최고 구속 140km 후반의 묵직한 공이 김민우의 가장 큰 장점. 지난 3월 30일 고교야구 주말리그 울산공고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용마고를 황금사자기 결승으로 이끌었다.
↑ "2015년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가 25일 오후 2시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 3층 다이아몬드볼룸에서 개최됐다. 한화에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용마고 투수 김민우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역삼)=김영구 기자
하지만 연고구단인 NC의 1차지명이나 신생팀 KT위즈의 우선지명 대상자는 아니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유급을 했기에 규정상 대상자가 될 수 없었다. 김민우는 “고3을 올라가던 지난해 초 팔꿈치인대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통째로 재활에 매달렸다”고 밝혔다. 기량과 잠재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1차 지명 대상자감이라는 것이 안팎의 공통적인 평가였지만 결국 올해 최대어는 2차 지명을 통해 프로구단에 입단해야 했다. 그를 택한 팀은 전년도 꼴찌인 한화 이글스.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민우는 “전체 1순위를 예상하진 않았지만 내심 기대는 했다.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해서 영광이다. 그 동안 한화 성적이 부진했는데,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멀리서 봐도 딱 벌어진 어깨가 눈에 띄는 김민우는 롤모델로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끝판대장’ 오승환(32·한신 타이거
즈)을 꼽았다. 그는 “정면 승부하는 모습이 멋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이 이내 한화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존경하는 정민철 코치님께 많이 배워서 좋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팔꿈치 수술로 한때 힘든 재활에 매달려야 했던 투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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