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바닥부터 시작한 놀라운 반전이다. 비결은 불펜의 힘. 시작은 신재웅이었다.
“신재웅의 스피드가 왜 갑자기 올라갔는지 궁금하잖아요.”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봉중근은 신재웅을 관찰(?)하고 물어보고 배웠다.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봤어요. 특히 골반 운동도 물어보고.” 이런 호기심은 불펜을 흔들었다.
↑ LG 트윈스 불펜의 중심으로 경쟁 효과를 부른 좌완 신재웅. 사진=MK스포츠 DB |
잘나가는 신재웅을 옆에서 지켜보던 LG 투수들도 “우리도 해보자”며 은근한 경쟁이 붙었다. 선의의 경쟁이 불러온 시너지 효과는 엄청났다.
시즌 초반 5점대를 훌쩍 넘겼던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월부터 확연히 안정감을 찾았다. 5월 4.92→6월 3.77→7월 3.29→8월 2.70으로 매달 거의 1점씩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경이로운 기록을 찍었다. LG는 결국 삼성을 밀어내고 팀 구원 부문 평균자책점 1위(4.19)에 올라섰다.
경쟁 속에서 묘한 기운도 흘렀다. 이번엔 ‘내 탓이오’ 분위기가 형성된 것. 봉중근은 “작년과 비슷하다. 중간투수들이 나가서 못 던지면 창피해하고 쑥스러워하고 그런다. 그래서 더 집중을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불펜의 기운은 자연스럽게 선발로도 전해졌다. 사실 LG는 선발진이
봉중근은 “선발들도 5회를 못 가면 중간투수들에게 정말 미안해한다. 이런 것들이 LG의 마운드를 강하게 만들고 있는 힘인 것 같다”며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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