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저건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 거 같은데?”
지난 28일(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류현진(27·LA다저스)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지켜보던 다저스 홍보 담당 직원이 던진 말이다. 2이닝 투구 수 20개에 불과했던 그의 시뮬레이션 게임이 적잖이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류현진이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 원정 2연전 기간 간단한 테스트를 치렀다. 첫날은 불펜에서 30개 정도의 투구를 했고, 바로 다음 날 시뮬레이션 게임 2이닝을 소화했다.
↑ 류현진의 재활 과정은 실로 간단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실로 간단한 재활 과정이었다. 불펜 투구와 시뮬레이션 게임을 거쳤지만, 이것을 이틀 안에 모두 끝내버렸다. 투구 수도 둘이 합쳐 50개 안팎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드문 ‘초간편’, ‘초스피드’ 재활이었다.
물론 이것은 감독과 트레이너 등 결정권자들이 내린 결정이다. 매팅리는 류현진이 캐치볼 훈련을 시작했을 당시 “류현진은 평소 불펜 투구도 하지 않는 선수”라며 다른 선수들과 준비 과정이 다른 선수임을 인정했다. 공백 기간이 15일 정도로 길지 않았다는 점, 계속해서 캐치볼을 하며 팔을 사용했다는 점도 반영됐을 것이다.
빠른 복귀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대세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재활의 중요한 절차인 ‘몸 상태 만들기’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재활은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지만, 동시에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투수의 경우 여러 절차를 거치며 투구 수와 소화 이닝을 꾸준히 끌어올린다.
류현진은 지난 5월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당시 이 과정을 따랐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만 하지 않았을 뿐 불펜과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투구 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번 재활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됐다.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이틀간 50개의 공을 던졌을 뿐, 다른 훈련은 소화하지 않았다. 달리기도 없었다. 재활은 그야말로 통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간단한 절차였다. 류현진에 따르면, 이번 부상 이후 특별한 하체 훈련은 없었다. 앞으로도 등판 전까지 추가 훈련 없이 예전의 루틴을 반복할 예정이다.
부상 자체가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자칫 다저스가 시간과 순위 경쟁의 부담에 쫓겨 선수의 말만 믿고 무리하게 지름길을 택한 것이라면
류현진은 지난 28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체력적인 준비’에 대한 질문에 “통증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선수 자신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솔직했던 그인만큼, 이번에도 그 자신감이 사실이기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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