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31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3경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전남과 전북의 호남더비다. 전북의 1강 독주냐, 아니면 선두권 혼전이냐가 결정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가 K리그의 살아있는 두 전설이 펼칠 대결이다.
전남의 최후방을 지키는 김병지(44)와 전북의 최전방에 서는 이동국(35)의 맞대결이다. 잘 막느냐, 아니면 잘 넣느냐가 이날 경기의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둘에 대해 ‘시간을 거꾸로 흐르는 자들’이라고 표현했다. 나이를 무색케 만드는 활약 속에 K리그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활약을 빗댄 것이다.
K리그 최다 경기(663경기) 출전의 김병지는 219경기 무실점 기록을 갖고 있다. 현역 선수 가운데 2위는 김용대(서울)로 110경기다. 사실상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올해 득점 1위(11골)의 이동국은 통산 최다 득점(165골)의 주인공이다. 또한, 도움 61개로 최다 도움 1위 신태용(67개)를 바짝 뒤쫓고 있다. 김병지가 뛸 때마다, 이동국이 골 및 도움 등 공격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K리그의 역사는 새로 쓰이고 있다.
↑ 이동국은 김병지와 맞대결에서 꽤 많은 골을 터뜨렸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
누가 더 잘 잠갔을까, 아니면 누가 더 잘 열었을까. 이동국은 김병지와 맞대결에서 총 16득점 7도움을 기록했다. 자신의 통산 득점 9.7%에 이르는 골을 김병지를 상대로 넣었다. 무득점은 10번으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
김병지는 이동국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게 딱 3번이었다. 공교롭게 이동국의 군 복무 전후다. 해외 진출 이후 K리그에 돌아온 뒤에는 단 한 번도 이동국이 출전한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09년 11월 5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을 때에도 이동국은 2골을 터뜨리며 찬물을 끼얹었다. 지금껏 K리그의 최고 문지기와 K리그의 최고 골잡이 대결에서는 분명 이동국의 우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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